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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 잇단 화해 무드 속에 투명성 높일 기회로 판단…IR에도 적극 나설 계획]

'은둔의 그룹'으로 불리며 연일 지속되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 일명 장하성펀드)의 공격에도 꼼작 않던 태광그룹이 갑자기 펀드측의 의견을 대폭 수용하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배구조를 넘어 이호진 회장 일가에 대한 공격에도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을 되뇌이던 태광산업이 일순간에 전향적으로 자세를 바꿔 펀드 측에적극 협력키로 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태광, 張펀드 주장 전향적 수용

이날 태광그룹과 장하성펀드는 △핵심 유선방송 계열회사에 대한 태광산업 지배권확대 △대한화섬 기업가치 제고방안 △유선방송사업 계열사 지주회사 신설을 통한소유구조 투명화 실현 △이사회 투명성 및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에 합의했다.

양측의 이러한 갑작스런 합의는 법정 공방까지 불사할 태세로 상호 비난에 열을 올려왔다는 점에서 매우 의외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태광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대상으로 지목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속에 주주명부 공개까지 꺼렸다. 태광그룹은 당시 "기업을 알리려는 노력이 적은 것과 지배구조의 후진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광그룹은 이날 합의에 대해 "그간 갑작스런 장하성펀드의 일방적인 공격에 당황해 무반응으로 일관했을 뿐이지, 장하성펀드가 주장하던 내용들은 회사 내부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해온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첫 반목은 장하성펀드에서 먼저 시작했고, 우리는 그동안 수세를 하는 입장이었다"면서 "하지만 장하성펀드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이 회사에서 이미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던 원칙적인 것들이었기 때문에 지난 2개월 동안 쌍방간의만남을 갖고 이날 합의사항을 발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기업들 잇단 화해 무드 부담+투명성 높일 기회 판단

일각에서는 이러한 갑작스런 합의를 두고 최근 장하성펀드와 기업들의 잇단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도 태광그룹 측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배구조개선이란 명분을 세우고 등장한 장하성펀드를 불편한 시각으로 보던 기업들이 하나둘씩 펀드에 협력하면서 실리를 찾는 것을 보고 더 이상 펀드측의 주장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

실제로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 이후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힌 화성산업과 크라운제과의 경우 장하성펀드와 협력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전폭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장하성펀드 자체가 회사 경영권 위협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할 경우 기업 투명성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 태광, 대변신 나서나?

그 동안 태광그룹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를 통해 금융과 방송 쪽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실제로 재계에 알려진 것은 거의 없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총자산은 7조5000억원, 매출은 3조6000억원대를 기록한 재계 30위권 그룹이지만 규모에비해 그만큼 기업을 알리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광그룹은 이날 합의를 계기로 기업설명회(IR) 활동과 대외홍보(PR)도 강화키로 하는 등 그동안 '은둔의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대변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그룹내 계열사들의 IR 팀을 강화해 태광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기업가치 제고 계기 전망

태광그룹은 현재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흥국생명의 3각 순환출자라는 매우 느슨한기업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태광산업은 대한화섬 지분 16.74%를 보유하고 있으며,대한화섬은 흥국생명에 9.98%를 출자했다. 또 흥국생명은 태광산업 9.99%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호진 회장 개인이 태광산업 지분 15.14%, 대한화섬 14.04%,흥국생명 56.71%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유선방송사업 계열사 지주회사가 신설되고 상장돼 소유구조의 투명성이 증대된다면, 태광그룹의 지배구조는 상당정도 선진화되는 한편 기업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태광그룹이 이번 합의사항을 계기로 은둔의 기업이란 이미지를 벗어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광산업 A003240   거래소  (액면가 : 5,000)    * 12월 14일 10시 25분 데이터    현재가 814,000  시가 752,000  52주 최고 862,000  전일비 ▲ 94,000  고가 820,000  52주 최저 407,000  거래량 2,775  저가 613,000  총주식수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