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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죠은 라묜~

삼양식품 A003230   거래소  (액면가 : 5,000) 관리   * 03월 24일 21시 27분 데이터    현재가 28,050  시가 32,500  52주 최고 37,900  전일비 ↓ 4,950  고가 33,000  52주 최저 2,600  거래량 159,380  저가 28,050  총주식수 6,258

삼양식품 손명수 부사장은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웰빙형 신제품 라면을 곧 출시하고 광고와 판매 조직을 강화해 잃어버린 시장을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2745억원의 매출액에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라면판매 2500억원을 포함해 매출액 33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간판제품인 삼양라면의 월 판매량은 지난해 70만∼80만 상자에서 올 1월에는 100만 상자를 넘어섰고 3월에는 130만 박스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

삼양식품이 우지사건에서 부도, 화의로 이어진 영욕의 세월을 덮고 재기의 날개를 펼수 있었던 데는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의 윈윈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양식품은 1963년 국내에서 최초로 라면을 개발한 '원조 라면'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1989년 '우지파동'을 겪으면서 경영 위기를 맞는다.

인체에 유해한 기름을 썼다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사건 직후 공장 기계가 멈추고 1000여명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1997년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실추된 이미지는 회복되지 못한 채 1998년 부도를 냈다.

그 해 9월 법원 주도의 화의에 들어갔지만 5년동안 3000여억원의 원리금을 갚으라는 변제조건이 법원 승인을 거치면서 또 한번 위기를 맞는다. 정상기업이라도 연간 500~600억원의 빚 변제는 어려운 일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전체 채권단의 의견을 모아 주채권은행으로 나서고 '삼양식품 구하기'에 나선다.

화의법상 채권단의 경영 개입 권한이 없지만 이대로 가면 기업과 채권단이 공멸한다는 위기 아래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채권단과 법원의 동의를 구해 채무를 재조정하는 한편 삼양식품과 자율적 기업개선약정(MOU)를 맺고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대신 경영 정상화의 채찍을 가했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를 보강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비했으며 영업활동과 관계없는 부동산 매각에 힘을 기울였다. 서울 수송동 사옥, 강원레저, 삼양유지사료 등을 줄줄이 매각한 데 이어 주력인 부산공장 마저 359억원에 팔고 설비를 다른 공장으로 이전했다.

종업원이 광고를 직접 택해 젊고 신선한 이미지 광고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채권단은 또한 삼양식품이 삼양유지사료를 매각하며 갖게 된 보증채무 700억원 중 360억원을 출자전환했다.

오너인 전중윤회장 일가에도 출자전환 물량의 35%를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경영인센티브를 줬다.

화의기업의 경우 상환이 어렵게 되면 외국자본에 매각되거나 지분 양도가 돼 경영권을 상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삼양식품은 이 방법을 택하지 않고 협력해 기업가치를 정상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신한은행 김정익 팀장은 "기업을 살려야 은행이 이익이 난다는 행장 철학에 따른 것"며 "삼양식품 대주주의 꾸준한 신뢰도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