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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그룹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그룹내 알짜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감자(자본금 감소)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2일 채권금융기관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감자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채권금융기관들에 발송해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12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동의서를 채권금융기관에 보내면서 자금지원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감자를 추진하는 방안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감자가 결정될 경우 감자비율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 주주들의 손실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같은 산업은행의 요청에 대해 다른 채권금융기관들과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아시아나항공 감자안에 반대, 실제 감자가 단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업은행의 제안에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감자 동의서에 알짜 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배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속셈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지분 변화 움직임을 분석해 보면 드러난다. 금호산업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금호아시아그룹 워크아웃 신청 전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을 다시 매입키로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분매입이 완료되면 금호산업(33.5% 보유)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고 종전 최대주주였던 금호석유화학은 14.0%로 2대 주주로 밀려나게 된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인 지배권도 금호석유화학 최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금호산업 최대 채권기관인 우리은행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채권금융기관들은 산업은행의 감자 동의서의 숨은 본질로 이 부분을 지목하고 있다.

한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감자를 실시한 후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신규자금 1200억원에 대해 출자전환을 하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주주관계는 끊기게 되고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배권은 산업은행으로 넘어가게 된다"며 "의도가 뻔히 보이는 산업은행의 감자안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대환·박수진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