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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대우건설 인수 후폭풍 장기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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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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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4 2006/06/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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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산업 A002990
  거래소  (액면가 : 5,000)    * 06월 28일 15시 44분 데이터   
현재가 14,000  시가 12,900  52주 최고 27,600 
전일비 ▲ 800  고가 14,350  52주 최저 13,150 
거래량 3,071,195  저가 12,700  총주식수 40,622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시장의 평가가 이처럼 냉정할 지는 몰랐습니다"

건설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A씨는 최근 금호산업 주가가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후 곤두박질치자 혀를 내둘렀다.

지난 22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이후 금호산업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몸살을 앓았다. 이전보다 22%가 폭락했다.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조6000억원이라는 과열 입찰가가 가져올 수 있는 부담에 '인수' 호재는 파묻혀 버린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금호그룹이 눈앞의 인수에만 연연해 터무니없는 금액을 써냈다"는 평가가 나돌 정도였다.

A씨는 "당초 예상을 웃도는 6조6000억원이라는 고가 입찰에 대해 시장은 부정적 효과를 놓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 섬뜩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2시22분 현재 금호산업 주가는 1만4150원으로 전일대비 7.20%(950원) 반등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대세상승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또다시 불거지는 불확실성, 후유증 겹겹〓금호산업 주가에 대우건설 인수 역풍에 휘말리는 것은 고가 입찰에 따른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인수효과를 긍정적으로 보려면 인수에 따른 득과실을 정확히 따져봐야 하는데 아직까지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 지, 정확한 차입금 규모가 얼마며, 이에따른 이자부담액은 어떻게 될지 등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있다.

전문가들은 "막연하게 국내 굴지의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으니 금호산업 주가가 `좋아질 것이다'는 기대감은 이제 시장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투자자들은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불확실성과 6조6000억원이라는 고가 입찰이 가져올 후폭풍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그룹, 대우건설 인수 득보다 실이 많다(?)〓증권가에서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을 최대 1조5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금호산업이 1조원을 조달할 수 있지만 금호그룹 지원실탄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깔려있다.

또 대우건설 실사 과정을 거쳐 인수 본계약시 최종 인수가는 입찰가를 밑도는 6조원대로 관측하고 있다. 이 경우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4조5000억원 정도를 재무적 투자자들에게서 끌어와야 한다. 이때 차입금 규모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유동적이다.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들은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국민은행, 사학연금재단, JP모건, 메릴린치, KTB 등으로 이들도 대우건설의 일정 지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서는 30% 안팎의 지분은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72.1% 지분을 6조원을 주고 사는 것이므로 30%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3조원이 필요하고 금호그룹 자체자금(1조5000억원)을 빼면 나머지는 차입해야 하는 셈이다.

금호그룹이 그룹차원에서 1조5000억원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금호산업도 매년 수백억원대의 이자부담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대우건설 순자산가치가 2조원으로 인수가가 6조원일 경우라면 나머지 4조원은 금호그룹이 짊어질 부외영업권 상각비용이 될 수 있다. 금호산업도 확보 지분에 따라 부외영업권 상각(20년 균등상각 가정)으로 추가로 매년 수백억원대를 비용처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금호산업의 정확한 이자부담액은 차입금 규모에 따라, 영업권 상각비용은 인수가와 금호산업 확보지분에 따라 각각 달라질 수 있는데 이를 합쳐 1000억원을 훨씬 웃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인수로 지분법평가이익과 배당금 등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우건설 영업이익 목표는 5300억원 규모로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지분을 30%로 가정하고 이중 금호산업이 15%를 갖는다면 지분법 평가이익은 795억원정도다. 단순계산으로는 금호산업은 물론 금호그룹에게도 대우건설 인수는 득보다 실이 많은 셈이다.

◇고가 입찰이 부른 악순환, 쉽게 해소 힘들듯〓고가입찰이 부른 금호산업과 금호그룹의 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각에서 금호컨소시엄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들이 대우건설 주가가 일정기간 후에도 주당 인수가액(2만6000원)과 격차를 보일 경우 이를 금호그룹이 되사주는 풋백옵션을 참여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호산업과 그룹 입장에서는 대우건설 주가상승이 지지부진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을 비싼 값에 되사줘야 하는 이중부담이 연출될 수 있다.

물론 반대로 대우건설이 괄목할 만한 실적개선으로 주가가 오르면 금호산업과 금호그룹의 부담은 한결 덜 수 있다. 그러나 고가 입찰이 부른 악순환은 단기간내에 치유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당장 대우건설 주가가 오르면 2년내 매각제한이 없는 22.1%의 지분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데다, 2년후 재무적 투자자 지분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어 대우건설 주가에 물량부담이 미치는 압박이 의외로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재무적 투자자들이 최종 인수가를 지켜본 뒤 투자 참여의사를 포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고가입찰 후유증의 연장선상이다.

원종태기자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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