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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최대 화두는 ‘지주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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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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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9 2007/05/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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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를 몇 개 정도 거느린 중견 그룹사 이상이라면 한 번쯤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하지 않는 곳이 없다.

정부가 지주회사 설립에 대한 요건을 대폭 완화한 데다,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에만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CJ홈쇼핑, 넥슨홀딩스 등 7곳이 지주회사 설립을 신고했다.

현재 국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곳은 모두 31곳. 4월에 지주회사 설립을 신고한 7곳까지 합하면 모두 38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반 지주회사가 34곳, 금융지주회사가 4곳이다.

아직까지는 금융지주사에 비해 일반 지주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셈이다.

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지주사로 전환한 곳은 (주)LG. 2001년부터 지주회사 체제를 준비해온 LG그룹은 전자 계열 지주회사 격인 LG EI와 LG그룹의 화학관련 지주회사 격이었던 LG CI가 합병하면서 지주회사 시대를 열었다.

당시 순환출자의 고질적 문제를 끊을 수 있는 데다 복잡한 지분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던 LG가 첫 테이프를 끊은 셈이다.

LG가 성공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또 ‘상대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옮겨가는 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후 농심홀딩스, 동화홀딩스, GS홀딩스, 대상홀딩스 등이 출범하며 지주회사는 양적 팽창 시대에 돌입했다.

금융지주회사로는 우리금융지주가 2001년 3월 설립되면서 금융지주회사 시대를 열었고, 뒤를 이어 신한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출범했다.

■ 지주자 전환 배경은? ■

최근 들어 부쩍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밝히는 기업들이 많아진 이유는 뭘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주회사의 성격과 정부의 규정부터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주회사는 주식 소유를 통해 다른 사업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다.

성격상 출자를 통해 다른 기업을 지배하는 데 목적이 있는 셈. 지주회사는 지분을 보유한 대가로 자회사들로부터 배당을 받고 상표권 사용에 대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

또 보유하고 있는 업무용 부동산을자회사에 임대해 임대료 등을 수익으로 올리기도 한다.

재벌이 문어발식 확장에 집중했던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설립이 불가능했지만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지주회사 제도 도입은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각 계열사들이 순환출자로 묶인 까닭에 특정 기업의 부실이 전체 회사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국내 기업들이 외국 자본의 인수합병(M&A)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지주회사가 대안으로 등장한 셈이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두 가지로 규정한다.

우선 지주회사의 자산 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지주회사 자산 총액의 50%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두 가지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지주회사 설립이 불가능하다.

또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고 상장 자회사의 경우 지분 20%, 비상장사의 경우 지분 40%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조금이라도 기업 경영에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지주회사는 도입 취지에 맞게 M&A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지주회사 지분을 통해 각 자회사의 안정적인 경영권도 유지할 수 있다.

또 신규 사업이나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데 있어서도 훨씬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이 가능하다.

송인찬 대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주회사는 그동안 한국 기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할 수 있고 기업의 신규투자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전환은 또 오너 경영자 입장에서도 남는 게 많은 장사로 통한다.

가족 간 복잡한 지분구조를 정리하며 2~3세 경영인으로 보다 쉽게 갈 수 있는 데다 순환출자라는 해묵은 과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했던 기업들 역시 훨씬 많아졌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순환출자 고리로 묶여 있는 기업들을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는 데 엄청난 규모의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과 자산 2위의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는 것도 이 같은 비용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 1%만 사들인다고 해도 조 단위의 돈이 필요해 지주회사 전환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현대차 역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지주회사로 개편하는 데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주회사 개편 계획을 밝힌 기업들은 그나마 지주회사로 개편하는 데 지분구조가 덜 복잡하고, 비용도 적게 들어가는 구조다.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최근 정부가 지주회사 규정을 대폭 완화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주회사 전환이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들이 지주회사로 더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제를 대폭풀어주고 있다.

실제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춰야 했지만 완화된 규정에 따르면 200%로 확대된다.

또 지분 보유도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50% 이상을 확보해야 했지만 이제 상장사는 20%, 비상장사는 40%만 보유해도 된다.

채인철 삼성경제연구소연구위원은 “정부의 지주회사 규제 완화와 함께 한국적인 경영 현실에서 유독 지주회사의 매력이 기업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지주사 전환 성적표는? ■

그렇다면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들의 성적표는 어떨까.2003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주력 자회사인 LG전자와 LG화학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크게 향상됐다.

LG전자의 2002년 말 매출액은 17조948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6% 증가한23조 1707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도 2002년 당시 5조4331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9조3023억원으로 72%가 급증했다.

시가총액이 늘어나고 외국인지분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2003년 2월 말 LG의 11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13조6000억원이었으나 최근에는(4월 기준) 42조원으로 3배 이상 상승했다.

외국인지분율도 당시 3.75%에서 현재 29.85%로 8배 가까이 늘어났다.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도 특징.

시스템통합(SI) 업체인 LG CNS를 비롯해 서브원(사무용품관리), LG MMA(산업소재), LG엔시스(네트워크 장비), 루셈(반도체부품 업체) 등 비상장 자회사들이 지분법평가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특히 LG CNS의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순이익은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LG그룹에서 2003년 떨어져 나온 GS그룹은 정유(GS칼텍스), 유통(GS홈쇼핑), 건설(GS건설)의 3대 축으로 탄탄한 사업구조를 자랑한다.

㈜GS홀딩스 산하에는 GS칼텍스, GS홈쇼핑을 비롯해 5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GS홀딩스는 2005년 3월 계열분리 때보다 자산규모가 3조3000억원 늘어 현재 25조1000억원에 이른다.

공기업을 제외하면 재계 순위 6위에 해당된다.

지난해 전체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31조1000억원과 1조6000억원을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GS홀딩스에서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의존도가 크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전체 순자산가치 가운데 GS칼텍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른다.

2003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다변화된 수익구조가 돋보인다.

증권업무가 주력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질영업수익(연결재무제표 기준) 중 브로커리지가 차지한 비율은 30%에 머무른다.

김강호 전략기획실 차장은 “일반 증권사는 브로커리지 비중이 50%에 이른다”며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자산관리(20%), IB(11.6%), 이자수익(21.8%) 등 수익 변동성을 줄였다”고 밝혔다.

시가총액도 2003년 7월, 주식시장 재상장 당시 3702억원에서 5월 10일 현재 3조4112억원으로 10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율도 2.84%에서 49.96%로 크게 올랐다.

한편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오른 모습을 나타났다.

이와 관련 UBS증권이 최근 지주회사 설립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시가총액 1500억원 이상의 국내 8개 지주회사(LG·농심·태평양·세아홀딩스·대상·풀무원·온미디어·대웅)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는 설립 1년 전에 시가총액은 45%, 주가는 코스피지수 대비 4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설립 뒤 1년 사이에도 시가총액은 43%, 주가는 코스피지수 대비 9%로 상승세를 나타났다.

장영우 UBS한국리서치 대표는 “지주회사 설립 이후 6개월보다는 이전 6개월 시점에서 기업가치가 더 높아졌다”며 “지주회사 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심리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지주회사 준비 중인 회사는?■

현재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SK그룹. 두산그룹과 웅진그룹도 잇달아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했다.

금호아시아나, CJ그룹 등 재계 20위권 안에 있는 그룹들도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곳은 SK와 두산. SK는 오는 7월 1일자로 SK홀딩스와 SK에너지화학으로 분할된다.

신설되는 SK홀딩스는 SK에너지화학과 SK텔레콤, SKC 등 주요 7개 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이 자회사들은 차례로 SK인천정유, 대한송유관공사, SK텔링크, SK가스 등 27개 회사의 주식을 나눠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신헌철 (주)SK 사장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보하고 자회사들의 자율경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으로 적대적 M&A의 위협에 대한 보호막을 치는 동시에 투명경영에 대한 의지도 함께 보여줬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 역시 내년까지 두산을 지주회사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미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깨뜨리기 위해 지분 교통정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상태. 또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끌어내리기 위해 버거킹과 KFC를 SRS라는 독립법인으로 독립시켰고, 종가집김치 사업도 매각했다.

현재 290%대의 부채비율을 추가적으로 더 떨어뜨려 내년까지 200% 이하로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두산은 지주회사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 보통주 전량 171만주를 923억원에 대주주 10명에게 매각해 두산→두산중공업→두산산업개발→두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깨졌기 때문. 두산엔진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 지분 역시 각각 6.28%, 2.09%씩 처리했다.

신동규 두산 부장은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한 만큼 지주회사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CJ는 아직 회사가 공식적으로 지주회사 체제 개편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에 대해 한화, CJ 측은 모두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 지주사 테마주는 어디? 】

◇ SK·한화·두산 등 7~8개 ◇

지주회사 전환을 가장 반기는 곳은 주식시장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들의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경험이 있는 데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주주가치 제고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각 계열사 간 투명경영을 강화시키고 자율경영을 가능하게 해 지주회사뿐 아니라 사업 자회사의 기업가치 역시 크게 올려놓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테마는 최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가장 유력한 테마인 ‘자산주’ 열풍 역시 지주회사 테마와 무관치 않다.

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재평가되는 과정에서 자산주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증가하고 있다.

최용구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지주회사와 사업 자회사의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주회사 테마주로 거론되는 기업들은 (주)SK, (주)한화, (주)두산, (주)CJ, (주)코오롱 등을 비롯해 7~8개 회사에 달한다.

아직 지주회사로 전환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밝혔거나 주식시장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예상하는 기업들이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밝힌 4월 11일 이후 9만3000원이던 SK 주가는 5월 10일 현재 11만8000원으로 26% 이상 올랐다.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 두산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한화 주가 역시 그룹 회장의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인찬 대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경쟁력 강화에 성공한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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