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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카르타 공장 가보니

악기시장 부활…일손 달려
올들어 300여명 신규채용…기타 생산 年50만대로 늘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 동쪽으로 60㎞가량 떨어진 칠릉시.겉으로 보기엔 조용한 시골도시지만 삼익악기,야마하 등 종합 악기 메이커를 비롯해 한국의 콜트,세인 등 기타 생산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악기 생산의 메카다.

한동안 조용하던 이곳이 2~3년 전부터 자카르타를 오가는 화물차들과 오토바이로 부쩍 번잡해졌다. 최근 악기산업의 부활을 증명하듯 악기업체들이 눈코 뜰 새 없이 제품들을 해외로 실어나르고 있다. 1991년 설립된 삼익악기 현지공장도 주문을 맞추느라 풀가동하고 있다. 올 들어매달 300여명을 신규 채용할 정도로 일손이 달리고 있다. 이 공장은 삼익 제품의 90%를 담당하는 최대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부지 42만2815㎡(약 13만평)에 2950여명의 직원이 연간 그랜드 피아노 6000대，업라이트 피아노 1만8000여대，통기타(어쿠스틱 기타) 25만대，전자기타 20만대를 생산한다.

김성대 삼익악기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악기산업의 부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타 생산라인을 가리켰다. "기타 등 어쿠스틱 악기들에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습니다. 과거와 달리 젊은층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죠." 최근 그래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을 수상한 컨트리 밴드 레이디 앤터벨룸을 비롯해 제이슨 므라즈,테일러 스위프트 등 어쿠스틱 사운드로 무장한 싱어송라이터,컨트리 가수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악기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도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의 '세시봉과 친구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장재인 등 젊은 신예 싱어송라이터들이 관심을 끌고 있는 점과상통한다. 김 법인장은 "어쿠스틱 기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전자기타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법인장은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기타는 45만대에서 50만대로，업라이트 피아노는 1만8000대에서 2만5000대로 생산 규모를 늘려놨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함께 움츠렸던 악기 경기가 올해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규모도 지난해 대비 20~30%가량 늘려 잡았다. 지난해엔 해외 유명 기타 브랜드인 깁슨과 1400만달러 규모의 납품계약을 맺었다.

삼익악기는 품질향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공장 곳곳에는 '최고 품질로 고객만족(Utamkan Kualtat Untak Pembeli)'이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공장 안에는 공정별로 '고객불만 사항'이 부착돼 있다. 피아노 부품의 나뭇결 방향，기타 줄의 조임 정도 등 직원들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을 개선하도록 한 것.기타 부문 품질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아셉(43)은 "10년이 넘게 12~13%를 유지하던 도장공정불량률이 지난해 3%로 줄었다"며 "품질관리가 공장을 눈에 띄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법인장은 "앞으로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매년 200만~300만달러 생산설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올해 생산 목표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6000만달러 규모로 해외 50여국에 팔려나갈 예정이다.

자카르타＝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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