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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매력은 의외성에 있다. 올림픽 축구팀이 18일 새벽, 말리에 3대 0으로 지고 있다가 3골을 넣어 3대3으로 비겼다. 각본은 없었지만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새벽잠을 설쳤지만, 8강 진출이라는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피곤을 날려 보낼 수 있었다.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지 못하는 것도 주식투자가 갖고 있는 의외성 때문이다. 주가가 예상과 거꾸로 움직여 손해를 보기도 하지만, 산 뒤 잊고 지내던 주식의 주가가 많이 올라 보너스 받은 것 같은 기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 기쁨을 맛본 투자자들은 그 짜릿함을 다시 느끼기 위해 몇 차례 돈을 잃어도 계속 주식투자를 한다.

증시, 하락의 우려를 씻고 상승을 위한 시동

한국 증시가 의외로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6포인트(0.28%) 오른 773.19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768.94까지 떨어졌으나 5일 이동평균(772.16)에서 지지받는 데 성공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0.88포인트(0.25%) 상승한 346.5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대만의 자취안지수가 85.26포인트(1.60%) 오른 5427.75에 마감된 것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IT 업종 가운데 가장 업황이 좋지 않은 TFT-LCD 관련 주가가 상승해 조정이 이어지던 IT 주식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1.06%) LG필립스LCD(3.44%) LG전자(1.54%) 삼성SDI(4.66%) 등 LCD관련 주식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소재→해운→건설?금융으로 이어진 순환매, 이제는 IT가 오른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에서 시작된 순환매 장세가 해운과 건설.금융으로 이어지며 종합주가지수가 710대에서 770대까지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와 정부의 강한 경기부양 의지로 내수관련주도 움직임을 보였다. 이제 관건은 IT가 순환매의 바톤을 이어받을 수 있을 수 있느냐는 것.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삼성전자가 45만원 선으로 상승하면서 IT가 증시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주가 770~780에 몰려있는 대기매물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이틀째 순매도해 주가상승이 주춤대고 있으나 9월에 800을 넘어 추석선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증권 함춘승 사장도 “유가 상승과 미국의 기술주에 대한 실적 악화 경고 같은 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부적으로는 기업실적 호전과 신용카드 연체율 하락 같은 호재가 많다”며 “선물.옵션 만기일까지는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것으로 보여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밸류에이션 게임의 본격화..조정 때마다 실적 좋은 저평가 우량주 매수

현대차 신세계 현대미포조선 태평양 현대모비스 포스코 한전 서울가스 LG필립스LCD…. 요즘 종합주가지수가 옆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꼿꼿하게 주가상승이 이어지는 종목들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은행.건설주가 저점보다 20~30% 올라 장세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뒤 증시는 본격적으로 밸류에이션 게임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실적이 좋아지고 가치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뒤 못 오른 종목(가치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오면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종합주가가 8% 오르는 동안 IT 관련 주식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며 “LG전자 삼성전자와 LCD 및 핸드폰 부품주 가운데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이 시세를 낼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민 사장도 “유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고유가는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으며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종합주가가 740~750선에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 800을 넘어서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60일선 지지 확인된다면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