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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악화설로 곤혹을 치뤘던 코오롱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신용정보가 상이한 전망을 내 놓으며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한신평은 코오롱 및 코오롱 계열사들의 올해 실적개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반면 한신정은 코오롱을 두둔하는 입장이다.

코오롱에 대한 평가를 먼저 내 놓은 쪽은 한신평이다. 한신평은 지난해 12월말 코오롱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했으며, 등급조정의 근거로는 수익성및 재무안정성이 모두 낮아졌다는 두가지를 들었다.

우선 수익성의 경우 2003년 하반기 이후 원자재 가격폭등 등으로 영업부진이 계속됐으며 스판덱스 사업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손실의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데 이어, 올해도 환율하락의 여파를 헤쳐나가기에는 체력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한신평은 코오롱에 대해 재무적으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코오롱은 네오뷰코오롱, 코오롱캐피탈, HBC코오롱 등 관계사를 수년간 지원하며 재무적으로 큰 짐을 져왔다는 설명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코오롱은 적자사업부 폐쇄, 원사 노후설비 철수, 총인력의 1/3 축소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펼쳤지만 계열사 지원을 위한 차입금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코오롱이 하나은행 주식, 구미사택 부지, 별관사옥, 연수원, 김천공장 잔여부지 등의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2005년의 아라미드 섬유, PI필름 등 신사업 투자부담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현금흐름이 차입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

반면 한신정은 코오롱에 대해 추가적인 실적악화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폴리에스터 및 나일론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스판덱스의 급격한 시황악화로 화섬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지만 주요 원재료의 수급상황 개선과 스판덱스사업의 철수 등은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내수시장의 수급불안정 해소가 기대되는 만큼장미빛 전망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재무상황에 대해 한신정은 코오롱보다는 전체 계열사를 종합한 결과에 초점을 맞췄다. 코오롱 그룹의 총차입금 규모가 감소하는 등 재무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코오롱건설㈜, FnC코오롱㈜ 등 주력계열사들의 실적도 호조를 보여 화섬사업의 부진을 보완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신평과 한신정은 코오롱의 분석 뿐 아니라 코오롱 계열사의 시각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신평은 FnC코오롱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도 각각 BBB에서 BBB-(안정적)로 내린 반면, 한신정은 코오롱건설, 코오롱패션 등의 단기신용등급을 각각A3, B+로 유지했다.

이 같은 전망차에 대해,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통상 신용평가사들은 등급판정 이전에 시장의 이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교감을 하는 과정이 있다"며 "코오롱 건에서 양사가 이처럼 상이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다소 의외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신평은 시장 컨센서스를 반영해 중립 혹은 보수적인 위치에 서 있는듯 하고, 한신정은 상황을 다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오롱에 대해서는 당분간 추이를 더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등급 발표는 코오롱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일에는 한신평의 등급하향조정이 코오롱과 FNC코오롱 주가를 각각 11% 급락시켰는데, 한신정이 등급을 유지한 6일은 양사 주가가 5%이상 올랐다.

[머니투데이 반준환기자]<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코오롱 A002020   거래소  (액면가 : 5,000)    * 01월 09일 09시 24분 데이터    현재가 13,050  시가 13,200  52주 최고 17,800  전일비 ▲ 50  고가 13,250  52주 최저 5,580  거래량 52,130  저가 12,950  총주식수 16,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