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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오리온 그룹 소유의 서울 청담동 물류창고 대지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갤러리 서미의 계좌로 수십억원이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2006년 7월 오리온그룹의 청담동 물류창고 터를 사들인 건설시행사 이브이앤에이는 갤러리서미의 계좌에 40억6000만원을 입금했다. 이 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당일인 그 해 8월11일 갤러리서미 계좌로 들어갔다.

당시 이브이앤에이는 오리온그룹의 대지 1755.7㎡(청담동 130-6번지)를 169억3800만원에 매입했다. 평당가격은 3020만원 정도다. 같은 시기 인근 대지는 평당 5800여만원 선으로 거래됐다.

오리온 측은 “매도 부지의 규모가 크고 인근지역과 부지의 용도가 틀려 비교대상이 아니다. 특히 올림픽대로로 연결되는 곳이라 인근 부지보다 땅값이 저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과 달리 인근지역과 오리온 창고의 대지 용도는 동일하다.

40억원과 관련, 이브이앤에이의 K 과장은 “만약 그 돈을 보냈다면 미술품 구입 대금 아니겠는가”라고 추측했다. “보통 고급 빌라를 짓게 되면 조각품이나 미술품들이 로비를 장식하게 된다”며 “그런 용도로 사용된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형물 등을 선정하는 작업은 통상적으로 준공검사가 떨어지는 시점에 이뤄진다.

이 계통 전문가는 “보통 은행으로부터 사업지를 담보로 대출되는 PF는 토지매입비 및 취·등록세 등 기본적인 금액과 1년간 소요되는 대출이자까지 포함한다”며 “PF 자금으로 PF 당일에 미술품을 구매한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다”고 지적했다.

현 시공사는 오리온의 계열사인 메가마크다. 2006년 당시 시공사인 신구건설이 부도가 나자 메가마크가 참여했다.

갤러리서미는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으로 특검 수사 과정에서 그림 ‘행복한 눈물’로 곤욕을 치렀다. 인맥이 좋아 주로 ‘큰손님’을 상대로 고가의 미술품을 취급해온 화랑이다.

오리온 물류창고 대지는 빌라 2개동 각 19세대, 363㎡(110평)로 3.3㎡당 38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