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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가공업체들은 설탕 값 인상으로 원가 압박이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40%에 달하는 설탕 수입 관세율을 더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제당업체들은 일본의 경우 설탕 관세율이 300%가 넘는 만큼 현행 관세율은 결코 높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설탕 값 인상폭은 과자 빵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현재 설탕 관세는 높은 수준인가

= 제빵ㆍ제과ㆍ음료 등 식품가공업체들은 현행 관세율 때문에 CJ와 삼양사, 대한제당의 과점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원당의 관세율은 0%, 설탕 완제품은 40%며 한시적으로 35%의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식품가공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인하되면 수입산과 국산 간 경쟁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당업계의 주장은 다르다. 설탕은 생필품인 동시에 대부분의 식품 제조에 원료로 쓰이고 있어 상당수 국가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일본과 미국, 유럽연합(EU)은 모두 종가세 환산 기준으로 각각 314%, 150%, 135%의 고세율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현재 설탕가격은 10년 전과 동일하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설탕을 무관세로 수입하는 싱가포르보다도 낮다"고 설명했다.

◆ 왜 내수 가격이 더 비싼가

= 설탕은 국내 판매 가격보다 수출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CJ제일제당 설탕 1㎏ 가격은 국내에서는 716원인데 수출 가격은 499원이다.

식품가공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야말로 관세율 때문에 국내 설탕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당업계는 설탕이 국제시장에서 덤핑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반박한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국제 설탕가의 10년 평균 시세는 주요국 판매가의 58%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제당업체들은 국내 설탕 생산량 중 37%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곧 이만큼의 설탕이 덤핑가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수출을 하지 않고 내수 수요만큼만 생산하면 가동률이 줄어 원가가 오르기 때문이라고 업체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제당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인 만큼 원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일부러 국내 수요보다 많이 생산 한다"고 말했다.

◆ 과자값 중 설탕 비중은

= 제당업계는 이번 설탕 값 인상이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자나 빵 제품에서 설탕의 비중은 원가의 3~10% 이내, 판매가의 1~3% 이내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것.

콘 아이스크림의 경우 판매가가 1500원이면 설탕 원가는 20원 수준으로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과자도 판매가가 3000원에 설탕 원가는 80원 수준으로 비중은 2.7%다. 설탕 값이 10%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각각 0.13%, 0.27% 수준의 원가 압박이 있다는 것이다. 또 제과ㆍ제빵사의 경우 밀가루 값 인하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들 업체가 가격을 올릴 명분은 더 작다.

하지만 식품가공업계는 설탕 값 인상분이 즉각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원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반론했다. 설탕은 지난해에 이어 두 차례 올랐고, 기타 원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원가 압박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식품가공업계 관계자는 "원료를 국내 제당업체에서 대부분 조달하고 있는데, 국내 제당시장이 과점 상태에 있다보니 원료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