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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중요성과 경제 현실
옛날에는 인력노동을 가장 값진 가치로 여겼다. 지금도 노동가치를 우선으로 삼지만 대부분이 기계화된 경제 상황에서는 당시처럼 의존 상태가 덜하다. 소중한 노동가치를 치켜 세우다 보니 마르크스 · 레닌의 공산주의 사상이 먹혀들 때도 있었던 것이다. 반세기 전만 해도 지식인 젊은이들이 공산주의에 미치기 딱 알맞은 시기도 겪었지만, 기계문명이 이렇게 빨리 세상을 바꾸어 놓으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인력노동을 부리는 자와 당하는 자 사이에 정치적인 불순사상이 개입하면서 노동자를 흥분시키기에 안성맞춤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도 그때의 생각이 미련으로 남아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거리 질서를 뭉개 버리도록 하는 선동질이 비록 소수 비율이지만 저질러지고 있다. 노사가 해결의 합의점을 만들어서 한나라의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 시키지만, 정치적인 개입이 되면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기 어려운 상태를 자주 보게 된다. 노동쟁의가 심하면 나라의 경제가 몸살을 크게 앓는 일은 당연한 귀결이다. 국내 국민생산에 마비가 오기도 하고 수출산업에 신용이 떨어져서, 국가 경제의 손실이 막대하여 선진국의 서열에 들었다가도 곤두박질 치기게 마련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런 우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처해 있다.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가 기업의 내실을 키워서 수출에 의존하는데, 기업 내부에 노동쟁의가 빈번하여 생산성을 떨어뜨리면 오늘의 필리핀과 같은 나라가 됨은 뻔하다.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나라를 만들려면 나라 경제야 어찌 됐든 개인의 이익만 챙기면 그만일 것이다. 이러한 경제 위기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노동자는 선동에 이끌리지 말고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자기가 받는 보수가 노력의 대가로 정당한가는 남의 말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야 옳다. 필자는 말단 공무원부터 시작했지만 국가가 주는 보수를 고맙게 생각했다. 반세기 전 내가 스므 살될 무렵 농촌의 최상 노동임금이 겉보리 한 말이었다. 보리 타작은 기계가 없어 인력으로 보릿단을 새끼줄로 감아 개상돌에 매치는 타작이 당시 탈곡 방법이었다. 우리 집 보리 타작은 논 600평당 보리를 하루 소발로 실어와 마당에 모아 놓고 그 이튿날 장정 큰 일꾼을 품을 들여 보리를 개상돌에 매치기 타작을 시켰다. 그리고 나는 나머지 보리를 실어나르면 온종일 타작이다. 저녁때에 도리깨질로 마무리하면 탈곡작업을 마쳐서 겉보리 알곡 오통 가마니 13가마니로 묶었다. 그런데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온종일 타작한 큰 일꾼의 품삯은 보리 한 말을 담아 간다. 그것 받고 어떻게 그런 중노동을 하나 싶지만 그래도 감지덕지 다. 이런 일자리도 찾기 어렵던 시절이다. 오늘날은 노동력 구하기가 어렵지만, 당시는 일거리 찾기가 더 어려웠다. 오늘날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 해야 하는가는 노동자들도 함께 생각해야 할 일이다. 곡식이 그만큼 귀하게 여겨진 이유도 되지만 시대적인 욕구가 먹거리 가치로 최상이었다. 이 시대 노동자를 충동질하는 사람들의 급여를 조사해 보면 엄청난 부러움의 풍요를 누리는 사람들이다. 진정한 노동자를 위하는 마음이 아니라고 본다. 꼭 그렇다면 자기의 보수의 절반을 자기 운전기사에게 주어야 마땅하다. 60년대 말 우리 집 농장이라야 논 850평과 밭 500평이었다. 여기에 세금으로 농지세가 벼 2가마 가까이 나왔다. 만약에 노사분규로 기업이 망하면 나는 다시 60년대로 돌아가서 농지세를 다시 부담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농지세 부담하는 농가가 거의 없어진 세상이다. 그뿐만 아니라 농지세보다 더 비싼 수리조합비도 내지 않는 시대다.
기계가 사람의 힘든 노력을 대신하는 시대로 변하여 편해졌지만, 그래도 인력이 다급해 혐오대상의 노동은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대신하고 있는 산업이 많아졌다. 이분들은 국가적인 환차익 때문에 내국인들보다 인건비를 덜 받아도 목돈을 쥐게 되어 다행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위신을 위해서도 이분들에게 정당한 인건비를 주는 운동을 먼저 해야 마땅하다. 뉴스에는 날로 외국인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소식이 잦다. 귀족 노동자를 위한 투쟁보다는 이들 외국인 노동자를 보호하는 투쟁이 먼저여야 할 것이다. 노동쟁의를 앞장서서 부추기는 정치인들 자기 운전기사에게 얼마의 보수를 주는지 조사해 봤으면 한다. 나라 경제가 엎어지도록 하는 앞잡이 일이 소중한지, 자기 자가용 운전사는 제대로 대접하는지 봐야 할 일이다. 기계문명이 노동력 우대문명을 앞서자 중국의 등소평은 정치 방향을 바꾸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구호로 공산주의 진로를 수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에 이어 시진평(習根平)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인 도움의 필요성과 수출입 관계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한 중 무역 규모는 한·미, 한·일 무역을 합한 것보다 크다. 한국 경제는 이제 중국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에 의존적이다. 이런 국제정세에서 한국경제가 살아남으려면 노사분규로 싸움질할 때가 아니다. 중국이 토지 국유화된 사회로 한국의 개인소유권의 국토 공권 반항에 비하면 중국 발전 여력이 우월하다. 이런 이점으로 두 나라 교역조건에 한국이 불리함을 우리 지식인들은 깨달아야 한다. 값싼 노동력과 저가 제조공정에 우리 경제가 이겨 나갈 길은 아득하다. 여기에 똘똘 뭉쳐도 앞서기 어려운 조건에 거지끼리 쪽박 깨는 심사변덕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금융실명제가 시행되는 우리 사회에 세금이 빠져나갈 비밀통로는 누가 보아도 없다는 인식이 확인되는 사회를 하루빨리 확립시켜야 한다. 미국처럼 세금 많이 갚는 사람이 사회적인 명예로움의 명성을 가장 상위에 두는 대우가 필요하다. 공직자 재산발표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연간 소득과 세금을 주민등록번호만 쳐도 나타나도록 명시함이 맞다. 국토방위 의무를 이행하는 일처럼 세금이행의무도 주위에 다 알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밝은 사회가 된다. 그리고 세금을 소득과 비교해 많이 납부한 자진 납부자는 명예로운 대접을 받아야 할 것이다. 개인 가운데 세금 실적을 많이 올린 사람에게 작위를 주는 방법도 국가 장래를 위해 필요한 방법이다. 노사분규를 너무 부추기면 자기가 타고 있는 말의 회초리질도 죽지 않을 만큼만 해야 한다. 노동자가 자기가 몸담고 있는 기업을 죽이는 일이 바로 자기가 타고 앉은 애마를 죽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런 노동자가 올바르게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는 믿음의 바른 사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직한 바른 사회에서 기업이 돈벌이로 축적하는 일에 대해서는 투명한 사회라면 비자금을 만들 수도 만들지도 않는다. 정치권에서 불법으로 손을 내밀지 않으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비자금을 만들지 않으면 기업의 남는 돈은 노동자에게 돌아가게 되므로 노동자는 의심할 일이 없다. 그런 사회에 노사분규는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만약에 일어나더라도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국민의 대표들 더러운 그림자가 냄새를 풍기는 세상에 국민들은 그 그림자에 들어가서 불법을 저질러도 알아보지 못할 것으로 믿는다. 그들의 구린내에 묻혀 용서되는 줄 잘 못 알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입법의원들이 입법 결정에 앞서 그 법이 자기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부터 계산하는 현상이 법을 통과하지 않고 버티는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다.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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