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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빚 갚아주지만'..서민은 여전히 채무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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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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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8 2013/12/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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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에 따른 고용 악화 등으로 여전히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올해 정부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85만명의 개인 빚을 갚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민의 부채는 더 늘어나는 등 살림살이는 전반적으로 궁핍해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자산관리공사 접수창구를 찾은 신청자들이 상담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DB>>

국민행복기금 등 서민금융 지원은 확대될 예정이어서 도덕적 해이 우려와 함께 대다수 서민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반복되는 '빚' 갚아주기…올해 85만명 혜택

정부는 올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캠코·신용회복위원회 등 각종 기관을 통해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다. 저신용·저소득 서민층을 위한 정부의 신용회복과 채무조정은 그동안 수차례 반복돼 왔다.

정부는 2000년대 초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자, 2004년 배드뱅크 프로그램인 한마음금융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채무자의 이자와 원금을 30% 깎아줬다.

2005년에는 희망사업을 통해 한마음금융 대상자 중 대환대출 미신청자의 연체채권을 30여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했고, 제도권 금융기관의 서민금융 지원이 줄어들 때에는 신용회복기금을 통해 원금 30%를 감면해줬다.

올해에는 지난 4월 개인 채무조정을 위한 국민행복기금을 출범시켰고, 이를 통해 23만여명에 이르는 금융채무 연체자와 채무조정협약을 체결했다. 저금리 대환 대출 '바꿔드림론'은 올해 들어 지난 11월까지 5만2천940명이 혜택을 봤다.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저리의 서민금융상품 공급은 2011년 2조2천억원에서 올해는 지난 11월까지 3조8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 상품을 통한 채무 조정 수혜자만 올해 40만명에 달한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전채무조정과 개인워크아웃 수혜자도 올해 말까지 9만7천명에 달하고, 신용보증기금의 지원도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우스푸어 지원을 위한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아웃과 경매유예제도 활성화로 하우스푸어 2만여 가구가 지원을 받았다.

◇고용 악화로 고금리 대출에 몰리는 서민

정부의 서민금융에 대한 지원은 확대되고 있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빚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불황으로 고용 환경이 나빠져 일자리를 잃으면서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거나 고금리 대출에 내몰리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지난 10월 정부가 파악한 금융채무연체자만 351만명,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이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려 쓴 뒤 갚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중에는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만으로는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서민들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 불황에 고용 상황이 악화되면서 아무런 수입이 없이 빚만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대부분은 더 이상 은행에서는 대출을 받지 못해 제2, 제3 금융권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은행권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이에 원금에 이자까지 계속 늘어나면서 불법 채권 추심으로 고통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3 가계금융·복지조사'에도 서민 가구의 부채는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부채는 5천818만원으로 지난해 조사보다 6.8% 증가했다.

저소득층의 빚이 지난 한 해 동안 25% 가까이 늘었고, 재무건전성도 나빠져 서민의 살림살이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 특히, 소득이 하위 20%인 저소득 계층의 부채가 많이 늘면서 고금리 대출의 악순환을

빚을 진 10가구 중 4가구는 만기내 상환이 불가능하거나 영영 갚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도덕적 해이·역차별 논란 여전

정부는 장기 연체자의 채무를 낮춰 자활 의지를 북돋우고 이를 통해 구직까지 연결해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채무조정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정부가 채무의 일부를 변제해 주는 셈이어서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불감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제기된다.

갚을 능력이 되는데도 고의적인 장기 연체를 통해 다시 채무조정을 받으려고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재산은 '은닉'하는 얌체짓을 할 수도 있다.

앞으로 혜택을 받기 위해 일부러 빚을 갚지 않는 이른바 '버티기 채무자'가 늘어날 우려도 있다. 실제로 올해 미소금융의 연체율은 7%를 넘고, 햇살론 연체율은 10%에 육박하는 등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역차별의 문제도 있다.

빚을 갚기 버겁지만 없는 살림으로 원금을 꼬박꼬박 갚아나가는 성실 상환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다.

신제윤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민금융의 날을 통해 국민행복기금 등 개인 채무조정에 대해 "시행 초기의 '도덕적 해이' 우려가 불식되고, 취약계층의 자활을 위한 의미있는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정부의 채무탕감이 정부의 바람보다는 결국 개인 채무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을 심화시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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