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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서 '실수요'로…토지시장 'DNA'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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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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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8 2013/10/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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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시장에 '부재지주'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시골에 논·밭 등 농지를 투자용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사는 곳은 도시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한때 '땅 투기'의 대명사로 통했다. 정부는 해마다 실태조사를 통해 이들 부재지주를 적발해내고 있다. 적발된 부재지주들에게는 농지처분 이행 강제금을 물린다.

그런데 이행 강제금 부과 대상자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01년 2100명에 달했던 이행 강제금 부과 대상자는 2011년 721명으로 줄었다.
 
이에 비해 2001년 1만209ha였던 농지전용 면적은 지난해 1만2677ha로 늘었다. 농지전용은 실수요자가 전원주택 등을 짓기 위해 농지를 대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를 말한다.

토지 개발업체 대정하우징 박철민 사장은 "종전에는 투자 목적으로 땅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엔 실제 사용할 목적이 아니면 잘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땅 사 일확천금 노리던 시대 지나
 
토지시장이 '투자수요' 중심에서 '실수요' 위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경기 침체, 정부 규제 등으로 토지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땅을 사고 팔아 돈을 벌기 어려워지자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다. 실제 땅값은 2008부터 2012년까지 4년간 평균 0.77%의 상승률을 기록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땅값 상승기였던 2003∼2007년 평균 상승률(4.35%)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국내 경제 기조가 '고성장→저성장'으로 바뀐 것이 토지시장 수요 변화의 가장 큰 이유다. 과거 고성장을 추구하던 산업화 시기에는 부동산값은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한창이던 1970년대 후반 땅값 상승률은 연평균 30% 정도에 달했다.

이 때문에 무조건 유망지역에 땅을 사놓고 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묻어두기식 시세차익형 투자가 성행했다. 하지만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바뀌고 도시화율이 90%를 넘어서면서 이런 투자방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거미줄 같은 규제도 토지시장를 바꾸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가 쏟아낸 토지 관련 규제만 무려 12개 항목이다. 대표적인 게 부재지주 양도세 중과세다. 양도차익의 최대 60%까지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세금을 내면 사실상 손에 남는 돈이 없게 된다.

여기에 토지 실거래가 등기부 등본 기재, 토지분할허가제 등까지 가세하면서 토지시장 구조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았다는 분석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도 토지시장의 DNA 구조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정부는 현재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과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이라는 부동산시장 감시 프로그램을 상시 가동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토지시장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조사에 들어간다. 투자 목적의 땅 매입이 어려운 이유다.
 
구글 등의 지도검색 시스템도 한몫 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들 지도 검색 시스템과 자체적으로 제작한 토지정보통합도를 연계해 만든 지적편의시스템을 이용, 농지나 임야의 불법 전용 사례를 적발하기도 한다.
 
그만큼 땅 투자 여건이 까다로워졌다는 뜻이다.

 


실제 필요한 사람들에게 임대
 
토지시장 안정화로 땅을 사고 팔아 이익을 챙기는 시세차익형 투자가 어려워지자 임대수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는 땅 주인이 늘고 있다.
 
토지 임대 사업은 시장 침체로 팔리지 않는 땅을 놀리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 임대를 놓아 매달 고정적인 수입을 챙기는 게 골자다. 땅 소유권은 땅 주인이 갖는 대신 임차인은 땅에 대한 사용권만을 갖는다.
 
이때 임대료는 땅 위치나 지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년에 대략 3305㎡(1000평)당 100∼200만원 선이다.
 
토지 임대 용도는 캠핑장·컨테이너창고·주말농장 등으로 다양하다.
 
캠핑장 개발·운영업체인 카라반파크 이학순 대표는 "땅 주인이 토목공사비를 대고 캠핑장 운영까지 맡는 조건으로 전체 운영 수익의 40%를 배분하는 토지 임대차 계약서를 쓰기도 한다"며 "땅이 팔리지 않아 꼬박꼬박 세금만 물고 있는 지주들에게 토지 임대가 인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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