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토론카테고리
게시판버튼
게시글 내용
사랑론
공자의 인생관에 50세에 천명을 알고, 60세가 되어 자기에게 해로운 소리를 해도 해롭게 듣지 않고, 70세에 이르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고 했다. 성인이라서 쉽게 실천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조급하고 이기적인 인간으로 태어나서 매우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사람이 구김 없이 살아가려면 우선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어 모으다 보면 욕심이 생겨서 재물이 생기기 마련이다. 조금의 재물이 모이면 그걸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작 사랑을 실천해야 할 기회를 모두 잃고 만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일은 인륜의 근본이지만 사물을 함께 사랑해야 진정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환경을 이룰 자질이 생길 것이다.
나이 70에 이르게 됨을 생각하니 나 자신이 무슨 생각을 주되게 고뇌하며 실천했는가? 하고 되돌아본 생각은 허무하기 짝이 없다. 공자의 종심소욕불유구는 근처에도 가지 못할 삶을 살아온 자신을 스스로 깨닫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인들의 가르침은 못 가더라도 일생에 몇%의 즐거운 마음을 누렸을까 더불어 남을 얼마나 보람 있게 하였나 생각해 보아도 고개가 옆으로 저어진다. 바쁘게만 살아왔지 남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가족이나 나 자신이라도 즐거운 시간을 얼마나 지녀보았는지 생각나게 한다. 물론 가족의 생일날처럼 즐거운 날도 있었지만 고뇌의 괴로운 시간이 월등히 많았을 것 같다.
20년도 훨씬 지난 일로 남재만의 칼럼을 읽은 생각이 난다. 그분의 글재주가 뛰어나 신문칼럼에 성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연재하여 당시 많은 독자들을 즐겁게 하였다. 털 송곳 사용에 대한 이야기는 대중매체 금기의 선을 넘지 않고도 독자를 즐겁게 했다. 인간에게 가장 즐거움을 안겨주는 일에는 이성에 대한 사랑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첫째가 모정이고 다음이 이성에 대한 생각이다. 모정의 사랑은 받는 일로만 알았고 이성의 사랑은 주는 것인 줄도 알게 되는 것이 이기적인 인간의 태도라고 생각된다. 보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즐거움 중에는 부부 사랑이 가장 긴 즐거움에 속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본능적인 질문에 성이 가장 즐거움의 극치고 그걸 넘어서면 마약으로 막가는 인생일 것이다.
지극한 모성애는 고양이에게서 관찰할 수 있었다. 고양이는 고마움을 모르는 동물이다. 어미가 버린 젖먹이 고양이를 길러 보아서 알게 되었는데, 고양이는 먹이를 달라고 조를 때만 좋아하는 눈치지만(몸으로는 무표정) 전혀 고마워하는 기색을 보일 수 없는 동물인가 생각된다. 배고플 때는 이름을 부르면 금방 달려오지만 배가 부를 때는 불러도 들은 채도 안한다. 이런 고양이가 어미교육을 거의 받지 않고 자란 놈이 들 고양이만 보면 앙탈을 부렸지만 어떻게 임신을 해서 다섯 마리의 새끼를 기르게 되었다. 그런데 고양이 육아 방을 만들어 주었는데 오줌이나 배변의 흔적이 전혀 없다. 나중에 관찰된 일이지만 어미가 새끼의 오줌과 배변을 입으로 핥아먹기 때문에 주변이 깨끗했다. 그런 방법을 어디서 배웠을까 궁금한 일이다. 새끼의 배변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천적을 방지하기 위한 새끼보호 방편이었다. 새끼와는 항상 혀로 핥아주는 행위로 서로 신뢰를 쌓는 육아방법은 철칙이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모성애는 주는 것이지 돌려받는다는 조건은 아예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동물에게 가장 큰 선물인 이성의 사랑을 누린 대가로 모성애가 발휘되는지도 모를 일이다. 자기가 배우지도 않은 출산과 육아를 스스로 알게 하는 일이 신비스럽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움의 극치가 성이라 생각할 때 그 행위가 저지른 결과를 스스로 수습해야 하는 일이야말로 사물의 보편적 사랑 가운데 한 가닥으로 보여 진다. 뿐만 아니라 수컷은 생명의 모험을 걸고 치른 대가로 암컷에게 알을 슬게 하는 최상의 쾌감을 누렸던 것이다.
사랑한다는 일은 최상의 고급한 오락이다. 그런데 생태계는 투쟁의 역사로 사랑의 쟁탈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지 육체적인 물질적 사랑이 주된 목표가 되어서 오로지 쟁취에만 급급한 동물적 감각에 의존하는 일이다. 인간적인 숭고한 정신이 결여된 착각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결과는 비극의 연속성만 재발되기 마련이다. 고등동물인 인간의 정신훈련이 원만한 가치창조가 부여되어, 비로소 세상 만물의 사랑이 어우러지는 차원 높은 체계로 사랑의 절실함이 터득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받기만 하는 사랑은 지극히 동물적이고 이기적이며 저속하다. 모두가 자유로움 속에 누릴 수 있는 사랑은 주는 사랑이 바로 받는 것이 된다는 이치는 만고불변이다. 개인이 평안을 누리는 사랑의 울타리는 가족의 경계를 넘어 이웃을 넓게 넓게 보듬어 함께 어울려야 안심이 되는 영역이 된다.
사람만이 점지 받은 수준 높은 정신의 장끼를 물레방아처럼 돌아 도는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는데 사용한다면 즐겁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얼굴과 만나도 보는 사람이 먼저 인사를 나누는 일처럼 내가 먼저 베푸는 연습에는 덩달아 좋아지는 배려가 사회를 훈훈하게 한다. 기도나 불공은 내 혼자서 하지만 기도하는 마음에 복을 받는 대상은 우리 모두를 향하게 하는 지금까지의 걸음걸이를 바꾸어볼 만하다. 사람의 시각은 본디 완벽하지 못하여 마음의 조율이 가해져야 완전하게 보이게 되어있다. 아름답게 보려는 노력은 사람들을 더욱 아름답고 행복하게 할 것이다. (글 : 박용 )
|
게시글 찬성/반대
- 0추천
- 0반대
운영배심원의견
운영배심원의견이란
운영배심원(10인 이하)이 의견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운영배심원 4인이 글 내리기에 의견을 행사하게 되면
해당 글의 추천수와 반대수를 비교하여 반대수가
추천수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해당 글이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