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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구조조정기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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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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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1 2013/09/0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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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주식시장의 화두는 중국이었다. 중국 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중국 관련주가 올랐기 때문이다. 조선주의 경우 한 달 사이에 주요 3사 주가가 25% 가까이 상승했고, 화학도 20% 정도 올랐다. 종합주가지수가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IT 주식이 오히려 후퇴했던 거에 비하면 대단한 선방이 아닐 수 없다.

 

중국 경제는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걸까?

 

증권사들이 올해 시장을 전망할 때 전제로 삼았던 게 두 개 있다. 하나는 미국 경기 회복. 그동안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했던 정책들로 인해 올해는 경제가 제자리를 잡을 거라 기대했었다. 이 전망은 표면상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성장률이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주택시장 활성화와 상당 수준의 고용 확대로 안정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중국의 경기 회복. 작년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통화 공급 확대를 비롯해 강력한 경기 부양 대책이 이루어져 2011년 이후 둔화 국면이 마무리될 거라 기대했었다. 세계 경제 1, 2위 국가의 상황이 나아지고 유럽도 재정 위기가 한풀 꺾인데 이어 회복세에 들어간다면 주식시장으로서는 더 이상 두려워할 게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3분기가 흘렀다. 현재 중국 경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망’이다. 성장이 기대에 못 미쳤고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역시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해 시장을 전망하면서 세웠던 전제 중 하나가 무너진 셈이다.

 

이제 중국 경제는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년간 투자에 의존해 경제를 운용해 온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하나의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필요한 자본의 양을 나타내는 한계고정자본계수(ICOR: Incremental capital output ratio)가 2분기에 6.2배를 기록했다. 이 계수는 높을수록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나타내는데 이전 최고 수준은 6.0배였다. 중국의 자본 효율성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성장 경로를 겪었던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의 투자가 절정에 도달했을 때와 지금 중국을 비교해 봐도 중국 경제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비교 대상 3개국의 자본계수는 3배를 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난 1996년 이후 17년 동안 중국의 평균 경제 성장률은 9.7%였다. 이자나기 경기를 포함해 일본이 한창 성장 성장에 열을 올리던 60년대 10.2%와 한국이 3저 호황을 맞았던 80년대 9.2%에 필적하는 수치다. 지난 17년간 중국의 성장률 대비 투자의 비중은 46.5% 였다. 성장의 절반 정도가 투자를 통해 이루어진 셈이다. 이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60년대 일본의 경우 32.6%, 한국의 3저 호황 때에는 29.6%였다. 대만은 더 낮아 21.9%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온 현상이 낮은 물가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가 극성을 부리던 70년대와 2000년대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성장률이 10%를 넘던 2004~2006년 연간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과잉투자에 의한 공급 압력이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를 명확히 볼 수 있다. 지금도 그 압력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중국 정부가 노력을 시작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중국 당국은 올 9월부터 연말까지 19개 산업 및 1,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과잉설비를 해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철강, 화학 등 재고량이 많은 산업을 중심으로 조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뜩이나 인력 투입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자본의 투입까지 줄어들 경우 중국 경제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유동성 공급도 힘들어

 

중국 경제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과거의 패러다임을 적용하기 힘들어졌다. 이에 따라 많은 정책적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데 우선 유동성 확대가 힘들어졌다. 2003년 유동성이 지나치게 늘어나자 중국 정부가 강제 조정에 나선 적이 있다. 공급 과잉 업종을 중심으로 창구 지도에 나섰는데 당시 우리 시장은 20일 동안 23% 하락했었다.

 

2009년 이후 중국 금융기관들은 GDP 확대 이상으로 대출이 늘려왔다. 2009년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치더라도 이후에도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 작년에는 둘 사이의 격차가 2009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그 결과 올 상반기 M2 증가율이 15.4%로 연간 목표치 13%를 상회하고 있다.

 

앞으로 유동성 공급이 축소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부동산 가격이 문제인데 올 들어 상승률이 8%에 달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 정책을 강하게 시행하기 힘들다. 연말까지 추가 부동산 규제 차원에서 유동성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건전한 내수 확대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공급과잉 우려로 투자 중심의 성장을 더 이상 계속하기 힘들고,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수출 역시 높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참고로 8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5%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 비중이 높아지지 않을 경우 중국은 과거 높은 성장을 재현하는 건 물론 현재의 성장률조차 유지하기 힘들지 모른다. 그 타개책으로 선택한 게 소비다. 상황도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 2000년 이후 도시와 농촌 지역 모두에서 소득이 연평균 10% 이상 늘어났다. 소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갖춰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문제는 이 과정은 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앞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꾸준히 낮아질 것이다. 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려는 정책도 나오기 힘들다. 올해 성장 목표가 7.5%인데 경기 부양대책은 성장이 이 밑으로 내려갈 때에나 기대해 볼 수 있다. 지금 중국 정부는 높은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성장이 궤도를 벗어날 경우 이를 궤도에 올려놓는 작업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게 중국 관련주 상승 원인

 

이런 상황 속에서 조선, 화학 등 중국 관련주가 상승하는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가격 때문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오랜 시간 부진에 시달릴 경우 자체 조정을 통해 부진에서 벗어나는 실마리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외도 있다. 노키아와 같이 트렌드 변화가 심한 기업은 한번 유행에서 뒤처질 경우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 삼성전자가 10조에 가까운 이익을 올리지만, 가끔 분기별 이익이 많이 줄어드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완전히 성숙 단계에 들어간 기업의 경우 이익의 진폭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비용 감소 등을 통해 이익을 복원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조선, 화학주의 상승이 이런 형태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에 고점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중국 특수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를 제외하더라도 하락률이 50%에 가깝다. 주가가 워낙 낮아 한 번쯤 반등을 시도해 볼 만한 상태가 됐다. 그런 가운데 업황 회복이 더해지고 있다. 문제가 됐던 공급 과잉이 약해지면서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워낙 주가가 낮고 오랜 시간 부진에 시달린 만큼 상황이 조금만 회복되어도 주가가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주가는 상승 동력이지만 조정의 빌미도 된다. 가격이 높아지면 빠르게 힘이 약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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