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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일부 금융계열사가 본격적으로 불어닥칠 경기 한파에 대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금융권이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은행권에서도 올 하반기 인력감축을 실시한 데 이어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들마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 내년도 경영여건 악화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최근 150명 수준의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삼성화재는 2009년 60명에서 2010년 100명으로 희망퇴직 규모를 늘렸으며 올해에도 150명을 줄이면서 4년간 구조조정 인원이 500명에 육박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이뤄졌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특별 위로금과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손보사와 함께 카드업계 1위 자리를 넘보는 삼성카드도 최근 10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는 인력을 줄이는 대신 영업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삼성화재는 최근 기업영업을 총괄하던 황해선 전무를 부사장으로, 지역영업 본부 책임자들을 포함해 9명을 상무로 각각 승진시켰다.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뉘어 있던 지역 영업본부를 수도권 동부와 서부, 대구, 부산, 충청.호남 등 4개로 세분화해 전국단위 영업망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카드도 전략영업본부와 마케팅실을 신설, 영업력 강화에 조직개편의 초점을 맞췄다. 삼성생명은 영업담당 임원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전면에 포진시키는 한편 구조조정 대신 해외시장에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법으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은행권에서는 씨티은행이 최근 연말을 앞두고 2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는 은행들은 내년도 신입사원들을 올해 수준으로 뽑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은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200~500여명 수준의 공채를 실시해왔다. 이 중 상당수가 내년도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매년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현재로선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채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게 최근의 분위기라서 구체적인 채용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 경기가 어려워지면 영업전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더라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도 일부 금융사의 구조조정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