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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황진희기자] ‘그림으로 살짝 가려놓으면 모르겠지?’

수십억 원을 주고 산 집에 입주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고급 빌라의 시공을 맡은 오리온그룹의 계열사 메가마크가 건축 과정에서 설계 도면과 다르게 집을 짓는 바람에 입주예정자들이 안전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문제가 불거진 해당 빌라는 부촌으로 잘 알려진 청담동 130-6,7번지의 마크힐스. 이 건물은 애초 총 20층, 19세대가 입주하도록 강남구청의 건축허가를 받고 분양 광고를 게재했다. 하지만 시공사가 건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맨 꼭대기 층인 20층이 허가 도면과는 완전히 다르게 시공됐다. 통상적으로 20층 바로 위로 건물 옥상이 있어야 할 곳에 계단으로 연결된 21층이 버젓이 자리하고 있는 것.

따라서 복층구조로 개조된 20층은 본래 계약한 평수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사용하게 됐다. 이렇게 불법 개조된 마크힐스 2차 20층 펜트하우스의 주인은 국내 대기업 D사의 재벌 3세 여성으로 70억원에 분양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여성은 최근 외식업계에 진출하며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공을 담당한 메가마크는 불법 개조 사실을 숨기기 위해 빌라 공사 현장에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다. 마크힐스에 분양계약을 한 수분양자는 “20층 바로 위가 옥상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20층에서 옥상으로 가는데 2개 층의 계단을 거쳐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20층 펜트하우스에 불법으로 한 개 층을 더 만들어놓고 비밀리에 구청의 준공승인을 받으려고 명품 그림이 그려진 가림막을 설치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메가마크의 불법 시공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건축허가 당시 설계도면에는 없던 수영장을 펜트하우스 층에 불법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다른 계약자들이 안전을 문제 삼고 나선 상황이다.

민원을 제기한 입주 예정자는 “일반적으로 화단을 만들 때 바닥을 파서 만들지는 않는다”며 “화단은 바닥면에서 30cm 정도 둑을 올려 만들지만 해당 건물은 반대로 되어 있어 수영장을 화단으로 위장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마크힐스 시공을 담당한 메가마크는 “21층을 추가로 만들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맨 꼭대기 층에 딸린 다락방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20층과 옥상사이에 장비를 설치해두는 피트층을 둔 것이며, 장비 설치를 위해 사용하고 남는 공간을 다락방으로 만들어 20층과 연결했다는 셈이다. 메가마크는 “한 층을 추가했다는 것은 별도의 연면적을 추가했다는 말과 동일하다”며 “마크힐스는 별도의 연면적을 추가해 21층을 만든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은 “통상적인 주거용 구조에서 최고층에 피트층을 두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별도의 연면적 추가 없이 1개 층 전부를 피트층으로 사용한다면 전체적으로 층고가 낮아진 것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한편 마크힐스 2차 입주예정자는 “원래는 입주 예정이 4월 중순이었다”면서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준공허가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 내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나 메가마크는 “대개 최고급 빌라의 경우는 입주예정일이 명확히 공지되지 않는 게 통상적”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건설 현장에서 입주예정일을 4월 경으로 알려준 것 같지만 입주예정일을 정확히 공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준공허가가 늦어진 점과 입주예정일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모두 건축주인 시행사의 결정이므로 메가마크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다.

jini8498@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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