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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먹은 과일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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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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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6 2016/08/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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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 먹은 과일이 좋아


 

    사람들은 과일을 고를 때 벌레 먹은 과일을 싫어한다. 맛은 뒤로하고 우선 징그러움부터 느낀다. 필자가 사과농사를 하여 알고 있는 일이지만 소비자는 벌레 먹은 사과가 눈에 띄면 반드시 이런 사과를 사다 먹어보는 일이 옳다. 사과의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벌레라는 습성은 자기 자손이 번성하길 바라는 바가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해충의 암벌레가 알을 품고 산란할 장소를 찾아 명당자리를 구해 나선다. 이는 사람보다 오히려 더 정밀한 분석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데나 되는대로 산란하는 짓 같아 보이지만 이는 오해다. 우선 산란할 장소가 자기의 알이 부화하여 영양가 높은 양질의 먹이가 있는 곳을 우선으로 선택한다. 이는 곤충의 감각이 예민함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곤충은 감각이 먹이의 향기로 명당자리를 골라내는 데는 한 치의 오차가 없다. 곤충이 촉각으로 맡는 냄새도 사람이 좋아하는 냄새와 거의 같은 것 같다. 그래서 일찍 익어주는 사과밭을 제1호로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사과밭에는 농약을 살포하기 때문에 자손의 장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다. 장소 선정 제2호로 농약 냄새가 없어야 한다. 대충 이것만 봐도 어미 곤충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일이다. 다음에야 천적의 유무를 냄새로 확인할 것이고 환경의 오염 정도가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제1호와 제2호 만으로도 사과 과일의 피해 대상이다. 대개 과일에 피해를 직접 입히는 시기를 보면 수확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사과에 피해를 가하는 어미 곤충은 날개를 가지고 있기에 비행하여 멀리 옮겨 갈 수가 있다. 상당히 먼 곳까지 옮겨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농민들은 수확기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막기 위해 수확 날짜를 역으로 계산하여 농약을 살포한다. 농약 살포 주기에 해당하는 일로 농약잔류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신경을 써서 고심하는 농가들이 이에 해당한다.

 

    그래도 그 계산이 오차가 생겨서 살포한 농약 효험이 떨어진 후에 해충이 요령껏 산란하게 되고 결국에는 벌레 먹은 사과로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벌레의 산란 일자를 알고자 훼로몬이라는 곤충의 성호르몬을 이용하기도 한다. 성훼로몬채집기로 어미 곤충이 가장 많이 수컷을 찾는 시기를 알기 위해서다. 날마다 채집되는 암컷의 수효를 보면 엄 나게 많이 잡히는 날이 확인된다. 그리하여 이 날자에 가장 많은 교미가 이루어 졌다고 보고 어미 곤충의 산란 예상 날짜를 맞추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비용 문제도 있고 그보다 날마다 곤충의 수효를 세고 기록하는 일이 귀찮아서 대부분 농가가 이용하지 않는다. 차라리 손쉽게 농약 잔류효력 기간 안에 농약을 살포하여 방제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농약 잔류성 걱정은 뒷전이다. 성훼로몬 사용으로 정확하게 산란 일을 예측하여도 날씨와 이상기온으로 빗나가는 일이 간혹 생기기도 한다.

 

    소비자에게 도착할 때의 농약 잔류성이 아예 없도록 노력하는 일로 농약사용 날짜에 비상이 걸린다. 마지막 수확을 앞두고 고심해야 하는 농민의 마음은 세심해지기 마련이다. 지난 과거의 기록을 읽어내고 해마다 기온과 수확기의 비교가 참고된다. 성훼르몬으로 채집한 기록을 대비하여 기온과의 상관 관계도 연결지어 본다. 다양한 농사기록 자료를 대입하여 참작해도 실패하는 해가 더러 생긴다. 사람과 곤충과의 전쟁이다. 곤충의 습성을 최대로 활용하여 농약도 벌레의 각피 저해제를 사용한다. 각피 저해제란 곤충은 자라면서 여러 번 각피를 벗어야 성충이 된다. 이런 방법을 쓰면 농약은 사람에게 독성이 없고 곤충만 죽는 약이다. 그러나 마지막 수확기를 앞두고 이런 방법은 이미 늦어 사용이 안 된다. 문제는 수확한 과일의 농약 잔류성을 제로로 하기 위해서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과일의 생산이 가장 큰 목적이다.

 

    친환경제배에 실패하면 간혹 벌레 먹은 사과를 많이 양산하게 된다. 왜 이런 벌레 먹은 과일이 좋은가 하면 맛이 좋고 농약이 덜 사용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벌레는 맛있는 과일의 향을 신비스럽게 감지하고 거기다가 산란한다. 이런 맛 나는 과일 밭의 선별은 사람보다 벌레가 훨씬 먼저 알고 있다. 같은 사과나무라도 벌레 점찍은 사과 열매가 맛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농사지은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직접 먹어보았기 때문이다. 필자도 과일을 먹을 때는 언제나 벌레 먹은 과일을 선호한다. 벌레 먹은 과일을 남에게 주려면 오해를 살 것이고 내가 먹는 과일은 벌레 먹은 과일의 맛이 제일이다. 건강에도 농약잔류 걱정이 없어서 좋다. 과일 자체도 벌레가 파먹기 시작하면 사과 열매는 당분과 맛을 뺏기지 않으려고 과일의 맛을 나무에서 과일 쪽으로 더 끌어모으는 작용이 있는 듯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비교될 정도로 맛이 유별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인가? 누가 뭐래도 벌레 먹은 과일이 맛이 있고 안전하다. ( 글 : 박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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