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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혈장 치료, 변이 부추길 가능성도…저널 '네이처' 논문게시글 내용
코로나19 치료 길어지면 신종 코로나 변이 속출할 수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 '영국발 변이' 유사 사례 공개
회복 혈장 치료, 변이 부추길 가능성도…저널 '네이처'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영국발 변이'와 유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만성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게서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바이러스가 이렇게 진화할 기회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회복 환자의 혈장 치료를 받은 면역 손상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샘플에서 이 유형의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5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제출했다.
이 연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주도하는 COG-UK(COVID-19 유전체학 UK) 컨소시엄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합성 스파이크 단백질(synthetic version)을 이용한 실험에서 '영국발 변이'(B1.1.7 )에서 관찰된 특정 유전자 코드(RNA)의 변화가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력을 2배로 강화한다는 걸 확인했다.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신종 코로나(SARS-CoV-2)의 RNA는 A·C·G·U 네 가지의 염기(뉴클레오타이드) 서열로 구성된다.
바이러스 입자가 복제될 때 이 코드가 잘못 옮겨져 생기는 게 돌연변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한 해에 대략 23개의 뉴클레오타이드가 바뀌어 돌연변이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과학자들이 특별히 우려하는 건, 신종 코로나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는 돌연변이다.
신종 코로나는 숙주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침투로를 여는데 이 과정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일종의 열쇠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기능을 무력화하면 신종 코로나 감염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접종 중이거나 시험 중인 대부분의 백신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돌연변이로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지면 어렵게 개발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감염력이 두 배 강해진 것으로 확인된 변이 신종 코로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아미노산(ΔH69/ΔV70)이 결실돼 있었다.
연구팀은 케임브리지 소재 애든 브룩스 병원에 입원했던 한 코로나19 사망 환자의 사례를 인용해 이런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과정을 논문에 기술했다.
이 70대 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전에 B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았고, 몇 차례의 화학치료로 면역력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이 환자는 이런 상태에서 다시 코로나19로 입원해 렘데시비르(항바이러스제)와 회복 혈장 치료를 받았다. 이 혈장에는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항체가 들어 있다.
처음에 안정적이던 이 환자는 점차 병세가 나빠져 응급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가 결국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코와 인후의 바이러스 샘플을 23차례 채취해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다.
그런데 회복 혈장을 두 차례 투여하고 나서(입원 66일째부터 82일째 사이) 바이러스 구성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D796H로 알려진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와 함께 ΔH69/ΔV70 아미노산이 결실된 변이 바이러스가 전체를 지배했다.
초기엔 죽어 없어지는 듯했던 이 변이 바이러스는 렘데시비르와 회복 혈장을 함께 투여하는 3차 치료를 시작하자 급속히 입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케임브리지대 '치료 면역 감염 질환 연구소'의 라비 굽타 교수는 "우리가 목도한 건 서로 다른 변이 바이러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라면서 "회복 혈장 치료가 이를 부추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후의 승자, 즉 D796H 돌연변이와 ΔH69/ΔV70 결실이 함께 생긴 변이 바이러스는 혈장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우위를 점하다가 한때 다른 종에 따라 잡혔는데 3차 혈장 치료가 재개되는 것에 맞춰 다시 급부상했다.
엄격히 통제된 환경에서 두 가지 변이를 모두 갖거나 각각 하나씩 가진 세 종류의 합성 바이러스를 만들어 시험한 결과, 두 변이가 동시에 생긴 바이러스는 회복 혈장의 중화 작용에 잘 견뎠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D796H 돌연변이가 있는 바이러스만 혈장이 투여되지 않았을 때 감염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이는 면역계의 압박을 받을 때 바이러스가 이를 피하려고 획득하는 전형적인 돌연변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ΔH69/ΔV70 아미노산이 결실된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강해지는 건 D796H 돌연변이에 따른 감염력 상실의 보상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굽타 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돌연변이를 거쳐 백신을 따돌릴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라면서 "면역 기능이 잘 작동하는 환자는 문제가 없을 테지만, 면역력이 손상된 환자는 장기간 바이러스 복제가 이어지면서 돌연변이 가능성도 커져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 '영국발 변이' 유사 사례 공개
회복 혈장 치료, 변이 부추길 가능성도…저널 '네이처'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영국발 변이'와 유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만성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게서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바이러스가 이렇게 진화할 기회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회복 환자의 혈장 치료를 받은 면역 손상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샘플에서 이 유형의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5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제출했다.
이 연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주도하는 COG-UK(COVID-19 유전체학 UK) 컨소시엄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합성 스파이크 단백질(synthetic version)을 이용한 실험에서 '영국발 변이'(B1.1.7 )에서 관찰된 특정 유전자 코드(RNA)의 변화가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력을 2배로 강화한다는 걸 확인했다.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신종 코로나(SARS-CoV-2)의 RNA는 A·C·G·U 네 가지의 염기(뉴클레오타이드) 서열로 구성된다.
바이러스 입자가 복제될 때 이 코드가 잘못 옮겨져 생기는 게 돌연변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한 해에 대략 23개의 뉴클레오타이드가 바뀌어 돌연변이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과학자들이 특별히 우려하는 건, 신종 코로나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는 돌연변이다.
신종 코로나는 숙주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침투로를 여는데 이 과정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일종의 열쇠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기능을 무력화하면 신종 코로나 감염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접종 중이거나 시험 중인 대부분의 백신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돌연변이로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지면 어렵게 개발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감염력이 두 배 강해진 것으로 확인된 변이 신종 코로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아미노산(ΔH69/ΔV70)이 결실돼 있었다.
연구팀은 케임브리지 소재 애든 브룩스 병원에 입원했던 한 코로나19 사망 환자의 사례를 인용해 이런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과정을 논문에 기술했다.
이 70대 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전에 B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았고, 몇 차례의 화학치료로 면역력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이 환자는 이런 상태에서 다시 코로나19로 입원해 렘데시비르(항바이러스제)와 회복 혈장 치료를 받았다. 이 혈장에는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항체가 들어 있다.
처음에 안정적이던 이 환자는 점차 병세가 나빠져 응급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가 결국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코와 인후의 바이러스 샘플을 23차례 채취해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다.
그런데 회복 혈장을 두 차례 투여하고 나서(입원 66일째부터 82일째 사이) 바이러스 구성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D796H로 알려진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와 함께 ΔH69/ΔV70 아미노산이 결실된 변이 바이러스가 전체를 지배했다.
초기엔 죽어 없어지는 듯했던 이 변이 바이러스는 렘데시비르와 회복 혈장을 함께 투여하는 3차 치료를 시작하자 급속히 입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케임브리지대 '치료 면역 감염 질환 연구소'의 라비 굽타 교수는 "우리가 목도한 건 서로 다른 변이 바이러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라면서 "회복 혈장 치료가 이를 부추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후의 승자, 즉 D796H 돌연변이와 ΔH69/ΔV70 결실이 함께 생긴 변이 바이러스는 혈장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우위를 점하다가 한때 다른 종에 따라 잡혔는데 3차 혈장 치료가 재개되는 것에 맞춰 다시 급부상했다.
엄격히 통제된 환경에서 두 가지 변이를 모두 갖거나 각각 하나씩 가진 세 종류의 합성 바이러스를 만들어 시험한 결과, 두 변이가 동시에 생긴 바이러스는 회복 혈장의 중화 작용에 잘 견뎠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D796H 돌연변이가 있는 바이러스만 혈장이 투여되지 않았을 때 감염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이는 면역계의 압박을 받을 때 바이러스가 이를 피하려고 획득하는 전형적인 돌연변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ΔH69/ΔV70 아미노산이 결실된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강해지는 건 D796H 돌연변이에 따른 감염력 상실의 보상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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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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