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피해 사례로 평가받는 부천효플러스요양병원 김모 원장이 보건 당국에 가장 많이 했던 말이라고 한다. 그가 격리 기간 유일하게 하소연할 수 있던 소통 창구는 보건소 관계자가 모인 단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채팅방이었다. 환자들의 전원(轉院)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이 요양병원에서 코호트 격리 이후 누적 사망자 47명, 확진자 160명(3일 기준)이 발생했다. 지난달 11일 요양보호사 6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약 20일간 벌어진 악몽이다.
“코호트격리는 추가 확진 못 막아”

김 원장은 코호트 격리의 역효과를 지적했다. 사회와 차단해 외부 확산을 막자는 격리로 인해 정작 병원 안에서는 교차 감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김 원장은 “건물 한 층을 요양병원으로 쓰는데, 격리 후 병원 자체적으로 병동을 나눠 환자를 분리했다”면서도 “공기 순환 문제도 있고 아예 외부로 (확진자를) 분리하지 않는 한 코호트 격리는 추가 확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숨진 환자는 27명이다. 김 원장은 “언론에서 병상 배정에 대한 소식은 계속 들렸지만, 우리 환자는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다. 그렇게 사망자는 계속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자 27명 중 병상 배정만 잘 됐어도 80% 이상은 살았을 거다. 큰 병원으로 제때 갔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중증환자 병상 부족 문제로 이런 비극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발적으로 남은 직원도 확진 사망”

정부 의료 시스템에 대해 김 원장은 “개념이 아예 없다” “주먹구구식이었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는 “병상 부족 문제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일이 터진 후에도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해줬어야 하는 부분도 ‘나 몰라라’ 팽개쳤다”면서다. 코호트 격리 동안 이 병원을 보살핀 방역 당국 관계자는 부천시보건소 측과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 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뿐이었다고 한다. 김 원장은 “확진자 이송이 제때 되고, 음성 판정자도 어떻게든 빨리 분리됐으면 추가 확진자는 더 나오지 않거나 사망자도 훨씬 줄었을 것”이라며 “총체적으로 컨트롤타워가 없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일단 확진이 나오면 어떻게든 외부로 빼내든가 분리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다. 거기다 환자들 병상 배정이 제때 안 되니 환자는 사망하고, 직원들은 안에서 치료하다 확진되고…”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지금과 같다면 똑같은 비극이 생길 것이다.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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