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경기도 부천시 상동 효플러스요양병원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최악의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피해 사례로 평가받는 부천효플러스요양병원 김모 원장이 보건 당국에 가장 많이 했던 말이라고 한다. 그가 격리 기간 유일하게 하소연할 수 있던 소통 창구는 보건소 관계자가 모인 단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채팅방이었다. 환자들의 전원(轉院)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이 요양병원에서 코호트 격리 이후 누적 사망자 47명, 확진자 160명(3일 기준)이 발생했다. 지난달 11일 요양보호사 6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약 20일간 벌어진 악몽이다.
“코호트격리는 추가 확진 못 막아”
지난달 29일 오후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인 경기도 부천시 상동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창문을 통해 밖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장은 코호트 격리의 역효과를 지적했다. 사회와 차단해 외부 확산을 막자는 격리로 인해 정작 병원 안에서는 교차 감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김 원장은 “건물 한 층을 요양병원으로 쓰는데, 격리 후 병원 자체적으로 병동을 나눠 환자를 분리했다”면서도 “공기 순환 문제도 있고 아예 외부로 (확진자를) 분리하지 않는 한 코호트 격리는 추가 확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숨진 환자는 27명이다. 김 원장은 “언론에서 병상 배정에 대한 소식은 계속 들렸지만, 우리 환자는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다. 그렇게 사망자는 계속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자 27명 중 병상 배정만 잘 됐어도 80% 이상은 살았을 거다. 큰 병원으로 제때 갔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중증환자 병상 부족 문제로 이런 비극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발적으로 남은 직원도 확진 사망”
효플러스요양병원의 모습. 뉴스1
정부 의료 시스템에 대해 김 원장은 “개념이 아예 없다” “주먹구구식이었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는 “병상 부족 문제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일이 터진 후에도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해줬어야 하는 부분도 ‘나 몰라라’ 팽개쳤다”면서다. 코호트 격리 동안 이 병원을 보살핀 방역 당국 관계자는 부천시보건소 측과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 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뿐이었다고 한다. 김 원장은 “확진자 이송이 제때 되고, 음성 판정자도 어떻게든 빨리 분리됐으면 추가 확진자는 더 나오지 않거나 사망자도 훨씬 줄었을 것”이라며 “총체적으로 컨트롤타워가 없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일단 확진이 나오면 어떻게든 외부로 빼내든가 분리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다. 거기다 환자들 병상 배정이 제때 안 되니 환자는 사망하고, 직원들은 안에서 치료하다 확진되고…”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지금과 같다면 똑같은 비극이 생길 것이다.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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