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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는 없었다” 박현 교수가 말하는 코로나 5대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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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8 2020/12/3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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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이후 일상 다룬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출간 박현 부산대 교수가 코로나19 투병 당시 올린 사진. 페이스북 캡처
전 세계를 무대로 IT, 마케팅 관련 강의를 해온 박현( 48)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 활발하되 평범한 삶을 살던 중년 교수는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어느 날 문득 목 간지러움, 마른기침, 호흡 곤란이 찾아왔다. 병원을 찾은 그는 지난 2월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 교수는 그렇게 ‘부산 47번’ 환자가 됐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쉽지 않았다. 중환자실 격리 병동 음압병실에 입원한 그의 몸은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증세, 치료과정 등 투병기를 자신의 SNS에 올려왔다.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열흘 뒤 퇴원해서도 기록은 이어졌다. 치료 과정에서 쓴 약의 부작용과 후유증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완치 이후의 삶’을 공유하던 기록은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박 교수는 이달 초 저서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를 펴냈다. ‘코로나 19 후유증, 그 230일간의 기록’이라는 부제처럼 투병과 퇴원 이후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음성 판정과 함께 관심 밖으로 사라지는 코로나 19 환자들의 후유증에 방점이 찍힌다. 그는 “정부와 언론의 관심은 후유증을 이용한 공포심 조성을 통한 감염 예방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후유증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 제공이나 치유에는 관심이 여전히 없다”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감염병 환자를 확진자라고 다르게 부르면서 사회적 차별, 편견에 시달리게 한다. 다른 나라들은 후유증이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완치라는 표현을 쓴다”고 설명한다.

정부 대응과 국내 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며 느낀 답답함은 박 교수를 직접 움직이게 했다. 코로나 19가 후유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몸 상태가 더 악화된 지난 4월쯤이다. 해외정보를 찾으면서 유럽, 미국, 중국 등은 5월 무렵부터 환자들에게 후유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 기관도 체계적인 치유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경험과 해외 정보를 요약해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8월 페이스북에 브레인 포그(머리가 멍하면서 기억과 집중이 힘들어지는 현상) ,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등 자신이 경험한 5가지 후유증 증상을 공유한 게 대표적이다.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 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추위를 녹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책을 통해 환자가 제대로 된 치유를 받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인데, 우리나라가 아직은 코로나 19 후유증 환자에게 올바른 사회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정보의 공유마저도 각종 음모론 또는 정부의 완벽한 K방역에 대한 흠집 내기라면서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며 “다 함께 살기 좋은 사회는 나와 다른 생각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할 때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제 정보 공유를 넘어 코로나 19 후유증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한다. 그는 “올바른 사회를 만드는 것은 정부가 아닌 국민이라며 후유증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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