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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은행들이 이혼자금 마련을 위한 맞춤형 대출 상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법원이 최근 잇따라 가정주부에 대한 위자금 판결에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목돈이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법원 두 곳은 이혼소송 판결을 내리면서 이례적으로 가정 주부에게 높은 위자금 지급을 명시했다.

펀드매니저인 일란 밀러와 전 부인 멜리사 밀러는 일년 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기 위해 이혼 소송을 신청했는데 법원은 남편이 부인에게 500만파운드(한화 87억원)의 거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딜로이트에서 근무하는 켄 맥팰런스와 줄리아 맥팰런스 부부의 이혼 소송에서도 법원은 "부동산을 똑같이 배분하고 남편은 부인에게 매년 25만 파운드(한화 4억40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일부 은행들은 이 같은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벨그라비아에 있는 은행 던칸 로리는 이번주 '부부 분쟁 대출(matrimonial dispute loan)'이라는 이름의 상품을 내놨는데 수수료 1%에 금리는 2%이다.

피터 오스타치니 이사는 "과거에도 이혼 자금을 빌리려는 고객들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상품을 정식으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런던 소재 로펌 스피칠리 버참의 수지 바터 변호사는 "지난 두 달 동안 3곳의 은행과 접촉했다"면서 "이혼을 하려는 사람들이 은행 대출고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