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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 자금조달 '좁은 문'게시글 내용
[머니투데이 김동희 기자][[이슈리포트]③은행 대출한도 축소, 계열사 지원 여력 '부족'...자산매각 '고군분투']
이 기사는 05월15일(17: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비 올때 우산을 빼앗지 않겠다던 은행들이 막상 소나기가 내리자 우산을 빼앗더군요"
동부한농과 합병한 이후 은행권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데 대해 동부하이텍 박명흠 부사장은 무척 섭섭해 했다. 부실을 만회하기 위한 동부그룹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 빌려준 돈을 떼이지 않으려는 금융회사의 발빠른 행태에 대한 성토다.
동부하이텍은 출범 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빚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 등 대주단이 1조원이 넘는 신디케이트론 만기를 연장해주면서 재무부담이 크게 줄었으나 아직 갈길이 멀다.
동부한농과 합병한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채무 상환 능력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만큼 금융시장에서 바라보는 동부하이텍의 재무리스크가 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부하이텍의 차입금은 총 1조9497억원에 이른다. 차입금의 가중평균금리는 7.47%로 연간 이자가 대략 1400억원에 이른다. 동부한농과 합병한 이유는 채무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동부한농이 가진 담보력을 활용해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동부하이텍의 현금창출 능력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에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동부한농과의 합병을 자금회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한편 제2, 제3의 동부한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투자도 꺼리는 형편이다.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진 동부하이텍은 자체 능력으로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발행하기 어렵다. 만기가 짧은 소액의 사모 사채나 전환사채(CB) 발행은 비교적 잘 되는 편이지만 500억원 이상 장기 자금 조달이 안된다.
지난해 동부하이텍은 1조5480억원의 채권을 새롭게 발행했지만 담보나 보증 없이 공모 발행한 일반 채권은 한 건도 없다. 지난해 10대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CB도 주식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 추가 발행 결정이 쉽지 않다.
은행들과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총 자산의 80%(약 2조4000억원)가 담보로 제공돼 있어 추가 담보제공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동부하이텍이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사채권자에 우량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자 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줄였다.
은행들은 매출이 1조4000억원 수준인 동부하이텍으로부터 4500억원의 대출 한도를 한번에 회수해 갔다. 1500억원을 회수한 우리은행에서부터 중국계 은행까지 방식은 다르지 않았다.
동부하이텍 스스로도 은행 및 회사채 시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 "기업 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은행권 차입이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와주기는 커녕 더 거리를 두는 은행권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 동부건설 수익성 및 재무구조 현황 |
그룹의 주력계열사들도 사정이 빠듯해 재무지원 능력이 줄고 있다. 최대주주인 동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순현금흐름(NCF)이 개선됐지만 주택건설 시장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 선수금 등 연말 매입채무 증가가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을 좋아지게 한 측면도 있다.
↑ 동부제철 수익성 및 재무구조 현황 |
동부제철의 지원여력도 미흡하다. 동부제철은 지난 2년간 영업적자를 내면서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있다. 실트론 지분 등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 구조가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계열사 지원에 나서기는 어렵다.
지난해 말 대주단의 신디케이트론 연장을 주도한 산업은행은 동부하이텍의 가장 유력한 조력자. 그러나 동부그룹에 지원한 자금 규모가 이미 큰 데다 민영화 문제로 추가 자금지원이 쉽지 않다.
산업은행 기업금융 1실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신디케이트론 만기 연장으로 급한 불을 껐다"며 "경영개선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추가 자금 지원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으로 동부하이텍은 보유 지분 및 자산매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동부한농의 보유 부동산 등을 팔았고 최근엔 합금철 부문을 분할한 동부메탈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다.
다행히 내놓은 자산에 대한 인기가 높아 긍정적이다. 비료부문의 영업호조로 영업상 현금흐름이 개선된 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향후 5년동안 원리금을 갚으면서 그럭 저럭 끌고 갈 수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영업 현금흐름이 다시 악화될 경우 재무적인 충격을 완화시킬 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업 내ㆍ외부의 문제로 자산매각 등을 통한 현금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무적 압박이 심각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희기자 rh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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