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종목 빼면 순매수…"외국인 복귀하려면 반도체 업황 우려 진정돼야"
이달 들어 국내 반도체 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액이 6조 원을 넘어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6조300억 원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5조9210억 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도 8400억 원을 순매도해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이들 두 종목의 순매도액은 총 6조7610억 원으로, 두 종목을 뺀 나머지 코스피 종목들은 순매수한 셈이다.
이는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매물이 대거 출회된 것이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바이오주와 전력기기, 이차전지 종목은 대거 담았다.
외국인은 HD현대일렉트릭을 2060억 원 순매수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샀다. 삼성바이오로직스(1760억 원), LG전자(1730억 원), LG에너지솔루션(1420억 원), 아모레퍼시픽(1250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다 5월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그러다 6월과 7월 순매수세를 나타냈으나 8월부터 다시 매도 우위로 전환한 상태다. 지난달에도 2조8680억 원어치를 팔았다.
이에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대로 주저앉았다. 외국인 시총 비중은 연초 32∼33% 수준이었으나 증가세를 이어오며 지난 7월 36%대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 순매도가 반도체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과거 외국인의 순매도가 반도체에만 쏠리고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서는 매수 우위일 때 코스피는 반도체 제외 업종 흐름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미국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 복귀는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반도체에서 출회된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할 수 있어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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