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잘 나가던 현대차가

새옹지마다.. 인생...

By KYONG-AE CHOI

현대자동차그룹의 올해 전세계 매출성장률이 십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 질 걸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제한된 생산능력,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회복 조짐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매출기준 세계5위인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글로벌판매가 4.1% 증가한 총 441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각) 전망했다. 이는 2003년 이후 최저치이며 전년도 매출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회사들 중 하나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서울 양재동 그룹 본사에서 가진 시무식 연설에서 “2013년에는 유럽 재정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인 여건때문에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는 올해 일본 자동차 회사들로부터도 새로운 도전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진작하기 위해 엔화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는 해외에서 일본산 자동차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이날 카를로스 곤 (Carlos Goshen) 닛산자동차 CEO는 2013년이 “성장의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도요타자동차도 올해 전 세계 판매량이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80엔 선을 유지했던 달러는 최근 86엔을 기록하며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역시 201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곤 닛산CEO는 아베 신조 (Shinzo Abe) 일본 총리에게 엔화 약세 기조를 계속 유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환율이 84엔 수준인데, 78엔 또는 79엔이었을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중립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는100엔 이상 대를 형성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그룹의 한 임원은 엔화 약세에 원화 강세가 겹친 현재 상황을 가리켜 ‘이중고’라 표현했다. 그는 이어 “국내수출을 포함해서 현대-기아 자동차의 87%가 해외에서 판매되는데다 해외공장에서 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하다”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현대의 성장률 감소는 어느 정도 의도적인 측면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의 질을 제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기아차는 전 아우디 수석디자이너를 지낸 최고 디자인 책임자 겸 부사장 피터 슈라이머(Peter Schreyer)를 사장으로 전격 승진시킴으로써 그런 전략을 노출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설비부족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중국 제3공장을 비롯해 브라질에도 공장을 완공했지만 여전히 수요를 감당하기엔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 해외 공장은 생산량 증대에 보탬이 될 전망이지만 회사는 연간 글로벌 생산량을 8백만대 이하로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 7년간 현대-기아차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견조한 성장을 했다. 지역소비자를 겨냥한 맞춤형 모델들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올해 현대차그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매년 두 자리수 성장세를 기록해 온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중국 자동차시장도 4분기 이후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유럽 시장은 재정위기의 여파로 올해도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