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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un 세상) `비상경영`의 뒤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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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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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1 2006/02/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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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차 그룹 임원 "꿈조차 환율"
- 과장급 이상 "불만 있지만 드러낼 처지도 아니다"
- 부품업체 "고통스럽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회사 상황은 이해가지만, 자발적이라고 하기엔.."









"단가인하 압박, 수치 과장하지 않아도 힘들어요"











사정이 나은 계열사로 쏠리는 눈길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현대·기아차 한 임원은 며칠전 자신이 경험한 꿈 얘기를 털어놨다. 꿈속에 달러/원 환율이 9원이 오른 환율표가 보이더란다. 너무 기뻐 잠이 깼는데 그날 실제로 환율이 9원 오른채 마감했단다. 이 임원은 "환율상승 폭이 정확히 일치한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내가 이렇게까지 압박감을 갖고 있었나 싶더라"고 말했다.최근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들의 임금동결 선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현대차그룹의 한 임원은 "환율, 원자재 가격 등 외부 환경이 어려워지면 제품가격 인상 이나 비용 절감 등의 카드를 쓸 수 있다"며 "그러나 제품가격 인상은 시장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함부로 꺼내들 카드가 아니며, 결국 원가절감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실제로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놓고 있는 비상경영 조치들은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춘 `고통분담`이다. 불필요한 비용 줄이기, 각 현장의 비용절감 아이디어 모으기가 진행돼 왔고, 올들어 협력업체 부품단가 인하폭 확대 요구에 이어 임금동결 선언이 나왔다.이같은 비상경영 조치들을 일선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과장급 이상 실무자들의 심경도 복잡하다. 한 실무자는 임금동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자발적인 임금동결이라구요? 글쎄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대부분 직원들이 22일 임금동결 선언식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21일 저녁이나 22일 아침에 통보받았다"고 애둘러 불만을 드러냈다. 임금동결은 팀장급(상무급)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는 "그렇지만 이에 대해 드러내놓고 반발할 수도 없다"며 "임금동결은 둘째치고 인력 구조조정이나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그룹이 성장을 할 수 있느냐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맞다"며 "각종 투자들이 대규모로 예정돼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일본업체를 중심으로 견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상경영의 직접적인 피해자지만 그 필요성은 이해 할 수 있다는 다소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현대·기아차로부터 예년에 비해 큰 폭의 부품공급 단가 인하 압력을 받은 부품업체들도 현대·기아차 직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의 한 부품업체 경영기획팀장은 "현대·기아차 또는 현대·기아차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몫까지 단가인하에 포함돼 요구받고 있다"며 "그러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는 부품업체들은 없고 속만 끓이고 있다"고 전했다.현대·기아차가 올들어 요구한 단가인하는 예년 2~3%보다 크게 높은 5~7%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사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단가 10% 이상 인하 압력은 현재 대부분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2~5% 가량임을 감안하면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의 인하압력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지난주 부품업체 여러곳을 탐방한 다른 애널리스트는 "부품업체들은 2~3년내에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며 "GM대우 납품가격이 현대·기아보다 10~15% 낮아 일부 부품업체들이 떨어져 나갔는데 현대·기아차도 이 정도 요구가 계속되면 어쩔 수 없이 이탈하는 곳이 생길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현대·기아차 계열 부품업체들에 주목하고 있다. 계열 부품회사들의 경우 매출 규모가 크고, 현대·기아차(000270) 의존도가 높아 영업이익률이 다른 부품업체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비용절감을 위해 계열사, 특히 비상장사의 고통분담 압박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005380) 한 임원은 "임금동결로 인한 실제 비용절감 효과는 크지 않지만, 동참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복잡한 이해관계속에서 `임금동결`은 다양한 포석을 깔고 있고 있다.<저작권자ⓒ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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