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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결산..협상타결 토대 마련-또다른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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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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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0 2007/02/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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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이 14일(현지시각) 나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예상대로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 섬유, 농업 등 핵심쟁점을 타결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목표했던 성과는 달성했다는 게 양측 협상단의 평가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협상중 가장 성공적인 협상을 마쳤다"며 "직면하고 있는 도전을 과소 평가하지는 않지만 전망은 아주 좋다"고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강조했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FTA기획단장도 "표면적으로는 성과가 없어 보이지만 물밑 작업은 원활했다"고 말했다.



◇ 체 치기 작업 '결실'

이번 협상에서 양측 협상단의 가장 큰 성과는 양보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내고 양보가 어려운 내용에 대해서는 한계선을 긋는 방식으로 윗선에 보고할 쟁점을 체를 치듯이 걸러내는 데 성공한 점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분과는 추가 회의가 거의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논의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전자상거래 분야의 경우 소프트웨어 등 전자적인 거래에 대한 무관세 적용 등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추가 협상이 필요 없게 됐다.

상품무역 분과도 미국 측이 브라운관 컬러TV와 세탁기 등 모두 216개 품목(수입액 5억4천만 달러)의 관세 양허안(개방안)을 개선하고 우리 측도 67개 품목(수입액 4억 달러)의 관세철폐 이행시기를 앞당겨 미국의 자동차 관세 등 수석대표급에서 다뤄질 품목을 빼고는 대부분 합의에 도달했다.

노동, 환경 분과 등 다른 상당수 분과들도 분과차원을 뛰어넘는 고위급이 판단할 쟁점만 남겨둔 상황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등은 분과 차원의 협상에서는 결실을 맺기 어렵다.

금융분야에서는 보험계리업 등 보험 부수업종의 국경 간 거래 허용범위에 대해 의견일치를 봤고 외국은행 지점의 본점 자본금을 인정하지 않기로 합의지만 우체국 보험의 규제 수위, 투자분야와의 공동 쟁점인 금융 단기 세이프가드와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ISD)의 연계 문제는 최종협상에서 '주고받기'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분야에서는 ISD의 범위에서 부동산과 조세정책을 빼는 문제,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는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등이 '주고받기용 패키지'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무역구제-자동차-의약품 등 핵심 쟁점은 이미 실무선을 떠나 수석대표급이 사실상 협상의 주체가 돼 '주고받기'의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분과회의에서 체 치기 작업을 통해 걸러낸 쟁점들은 수석대표급으로, 수석대표 간에 조율하지 못한 내용들은 더 윗선으로 넘기게 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압축된 쟁점들은 양국 정부 간 '빅딜'에 의해 협상을 일괄 타결하게 된다.



◇ '빅딜' 결단만 남았다

양측은 7차 협상기간 수석대표와 분과장만 참가하는 '2+2' 협상을 통해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등 핵심 쟁점의 절충안을 타진했다.

수석대표 간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서로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보여주고 도저히 양보가 어려운 부분은 한계선을 긋는 작업을 벌인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를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 특소세는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미국 측의 자동차 관세 개방(양허)안 수준에 맞춰 어느 정도 양보할 지 의사를 전달하면 미국 측은 양보가 가능한 자동차 관세 개방 수준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또 우리 측 쌀 시장 장벽 완화나 미국 측의 '존스 액트'(미국 연안의 승객 및 화물 수송은 미국 국적 선박으로 제한하는 규정) 등은 협상을 깰 수 밖에 없는 요구로, 이런 사안들은 서로 건드리지 않기로 양해하는 한계를 설정했다.

이런 절차를 통해 마련된 절충안과 '체 치기 작업'을 통해 줄어든 쟁점은 양국 정부에 보고되고 대외경제장관회의나 부처 간 협의 등 정부 내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재조율된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이해당사자 간 충돌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양보할 분야에서 양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은 다시 교착되고 현실적 시한인 4월 초를 넘길 경우 한미FTA 협상은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 등 정부 내 최고위급의 결단에 의해 한미FTA의 성패 여부가 갈라질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단 노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날 6자회담 타결과 관련,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한미 FTA 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양측 협상단이 융통성과 적극성을 갖고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적기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

'시한보다는 내용'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조만간 마련될 최종 양보안이 이익의 균형을 갖췄는지를 제대로 따져보고 결단을 내릴 시점이 한 달여 앞으로 임박했다.
(워싱턴=연합뉴스)

2007.02.15 14:1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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