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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기 약세장에선 안정적인 주식에 눈이 가게 마련이다. 안정적인 주식을 찾는 대표적 지표는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PBR이 낮을수록 안정적인 주식으로 평가된다. 주가 대비 보유 자산 가치가 클수록 상장사의 PBR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PBR이 1배 미만이라면 회사가 망해도 보유 자산을 팔면 주주들이 손해를 안 본다는 뜻이다.

저PBR주가 수익성을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보통 PBR과 함께 쓰는 수익성 지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무용이 아닌 부동산, 안 팔리는 재고 등 수익 창출 능력이 없는 자산이 많아서 PBR이 낮아진 주식이 있을 수 있다”며 “PBR이 낮고 ROE는 높은 주식이 진정한 저평가주”라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 매력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3년 예상 PBR이 0.5배 미만이고 내년 예상 ROE가 10% 이상인 저평가주는 유가증권시장의 대창 동국실업 전북은행(국제회계기준(IFRS) 별도 기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코스닥시장의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에스앤씨엔진그룹(IFRS 연결 기준)이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PBR이 0.09배이고 ROE는 18.79%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기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순자산가치는 8686억원이고 이 중 현금성 자산 비중만 39.3%(약 3413억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4일 변경 상장 이후 수급 요인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고 있지만 수급적으로 안정되면 본연의 가치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현물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대주주가 한국타이어 사업회사 주식을 출자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주식을 받는 ‘주식 스와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주주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이 발생할 것”이라며 “주식 스와프 이슈가 해소되고 난 뒤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동봉 전문업체 대창도 PBR이 0.5배다. 철강 대장주 포스코의 PBR이 0.6~0.7배인 점을 감안하면 극심한 저평가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ROE가 14% 이상이고 수도꼭지 샤워기 등 생산 제품이 건축 쪽에 들어가기 때문에 내년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봉종 SK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중국이 저성장을 탈피하고 전기동 가격이 현재 t당 약 7700달러에 8200달러까지만 올라가면 대창에 긍정적”이라며 “경제가 살아나면 시장보다 빠르게 상승(오버슈팅)할 수 있는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주도 관심 가져볼만해

중국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업체 동국실업, 전북 지역의 영업 기반이 탄탄한 전북은행, 중국 내수시장 성장의 수혜가 가능한 중국 업체 이스트아시아홀딩스도 저평가주로 꼽혔다. 이 밖에 PBR이 낮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주식으로는 금융주가 있다. 기업은행 하나금융 외환은행 우리금융 등은 PBR이 0.5배 이하고 ROE는 7.87~8.46%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금융주의 PBR이 낮다고 해도 절대적인 저평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의 추가 구조조정이 무리 없이 지나가면 회복세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유망 종목은 은행주”라고 전망했다.

황정수/송종현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