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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목소리로 저항의 아이콘 된 이 남자…자서전 제목은 ‘항복’ [Books]게시글 내용
보노가 세계 재패하기까지
2019년 첫 내한공연 펼치는 세계적 록밴드 U2. [사진 출처 = 연합뉴스]저항 정신의 상징과도 같은 세계적 록밴드 U2(유투)의 프론트맨 보노(64·본명 폴 휴슨)가 자기 인생을 묶어 낸 이야기의 제목을 ‘항복’(Surrender)이라고 붙였다.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패기로 똘똘 뭉쳐 실제로 유례없는 역사를 써온 록스타가 항복이라니. 그러나 신실한 기독교도이자 가족애를 중시하는 보노는 겸허하게 말한다. “나는 정말로 승리를 거두는 유일의 진리는 바로 항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서로에게, 사랑에게, 더 상위의 권능에게.”
2022년에 낸 자서전의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다. 800쪽에 달하는 분량에 40개의 글이 담겼다. 각 글의 제목은 보노가 고른 U2의 대표적 40곡의 곡명이다. 4명의 멤버가 40여년 동안 함께 해온 기록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보노는 지나온 밴드의 역사, 음악 생활과 사회 참여 활동에 관한 자기 생각은 물론, 스티브 잡스·빌 게이츠·버락 오바마·미하일 고르바초프·밥 딜런·넬슨 만델라 등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이 만나본 세계적 명사들과의 일화와 가르침을 소개한다.
서렌더아일랜드 출신의 록밴드 U2는 일찍이 음악성과 대중성 모두 거머쥔 살아있는 전설이다. 1976년 10대 때 결성해 12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했고, 전 세계 음반 판매 1억7000만 장,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 그래미상 22번 수상 등 기록을 썼다. 대단한 건 이들의 성적만이 아니다. 밴드 결성 이래로 지금까지 멤버 교체가 한 차례도 없었다. 어린 시절 만나 상업적으로 성공할 경우 대개 경제적 분쟁을 벌이거나, 약물 중독 등 정신적 문제를 겪거나 혹은 참신함이 사라지면서 뒤안길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U2는 예외다. 지금도 보노, 엣지, 래리, 아담 등 네 명이 함께 무대에 선다. 보노는 역설적으로, 밴드를 매 순간 해체하고 또 부활시켜왔다고 회고하며, 특별한 ‘동지애’를 강조한다. 1991년 7집 음반 수록곡 ‘원’(One)은 멤버들이 해체 직전까지 치닫는 음악적 갈등을 겪은 후 만들어진 화합의 노래다.
U2는 음악과 정치를 분리하지 않았다. 1983년 곡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는 북아일랜드 분쟁 당시 영국군이 비무장 시민에게 발포한 ‘피의 일요일’ 사건을 직접적으로 다뤘다. 1984년 발표곡 ‘프라이드’는 인권, 인종 문제를 환기했다. 보노는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제대로 된 데’에다 쓰고 싶다며 빈곤, 에이즈 구호 등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그의 이름이 꾸준히 명명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9년 처음 내한해 꾸몄던 단독 콘서트에서 마지막 곡으로 ‘원’을 부르며 한반도의 남북 평화를 언급한 바 있다. 앙코르곡 ‘울트라 바이올렛’에선 스크린에 ‘Herstory’라는 주제로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전 검사 서지현,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로 페미니즘 관련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한 故 설리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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