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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을 향한 동시다발 검경 수사게시글 내용
李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안심 못 해
“깡패가 부패 정치인 뒷배로 주가 조작하고 기업인 행사하면서 서민 괴롭히는 것을 막는 게 국가의 임무다. 그것을 왜 막으려고 하는지 되레 묻고 싶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들이 “시행령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며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자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을 하면서 헌법 절차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앞선 발언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선 “조폭 출신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검경이 이 대표에 대한 수사망을 좁히면서 ‘사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표 참조). 검찰은 횡령 및 배임 의혹이 있는 쌍방울그룹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가운데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함께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공소시효(9월 9일) 안에 진실을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불기소처분을 내렸지만 불기소 결정서에 “쌍방울그룹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했을 개연성이 의심된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쌍방울그룹의 횡령 및 배임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회사 자금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하는 데 사용됐을 개연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사안은 19대 대선에서부터 이어진다. 이 대표는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에 대해 “그런 일 없다”고 답한 것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전직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했고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을 받았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가 제기됐다. 쌍방울그룹이 이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에게 현금 3억 원과 전환사채(CB) 20억 원가량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 대표는 “3억 원가량을 변호사비로 지출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법조계는 변호인단 면면에 못 미치는 수임료라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같은 기간 이 대표의 재산이 줄지 않은 점 역시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화천대유의 김만배와 쌍방울이라는 기업에서 이 지사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쌍방울의 김성태 전 회장은 호남 출신에 조폭 출신이다. 성남시장 시장실에서 책상에 다리 올리고 이재명 지사와 사진 찍은 분이 김 전 회장”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직후인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검찰은 그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이후 태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근들이 쌍방울그룹에서 제각각 직을 맡은 사실 역시 의구심을 키운다. 변호인단 중 일부 인사가 쌍방울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돼 자문료와 급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변호사비를 우회적으로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가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재직 중이던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쌍방울그룹 법인카드로 1억여 원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이뤄지면서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의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화영 대표이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수원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경찰은 9월 13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대표는 “정부도 정쟁 또는 야당 탄압, 정적 제거 이런 데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마라”고 말하며 여론전을 펼치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9월 13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여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인 59.1%가 리스크가 있다고 응답했다(그래프 참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스크 없음’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34.3%, 6.6%였다. 응답자의 39.3%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는 점을 고려할 때 여권 지지층 밖에서도 이 대표에게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 의원은 이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상태다.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하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부인했는데 이것이 허위사실이라는 검찰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김 전 차장의 휴대전화에 이 대표가 ‘이재명 변호사’로 저장돼 있었고,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함께 호주·뉴질랜드로 출장을 가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확인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촉발한 앞선 재판에서 “즉흥적 발언의 경우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변론해 재판에서 승소했다. 이번 재판에서도 발언의 즉흥성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만일 이 대표가 재판에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이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 역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 받은 대선비용 약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이 대표와 관계가 좋지 않던 전해철 의원까지 ‘윤석열 정부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고문으로 합류하며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과거 이 대표 역시 문제되는 사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온 만큼 수사 자체를 비판할 명분은 적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다만 검찰 역시 수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야당을 탄압했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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