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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게시글 내용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공동성명을 보면서 '미국이 돌아왔다' 한마디가 떠올랐다.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에 좋은 것만 따졌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와 달리 조 바이든은 동맹과 세계의 이익이란 이름으로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대만, 남중국해, 쿼드 등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세가지 안보 키워드를 모두 공동성명에 욱여넣었다. 반도체와 5·6G, 인공지능(AI) 등 미중이 쟁탈하는 기술영역에서 한미협력을 명시했다. 미중 사이 어디쯤에서 비스듬히 서 있던 한국 정부에게 '어이 친구, 당신 줄은 내 뒤야'하는 듯 하다. 웃는 얼굴, 그러나 에누리없는 메시지다.
문재인 정부의 친중·친북 일변도 외교에 불안함을 느껴온 한국인이라면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이 정부에선 희한하게도 한미외교에서 미국의 의견이 더 많이 관철되기를 바라는 심리가 작동한다. 그건 친미 혹은 사대주의와는 상관없다. 정권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권이 국가의 이익과 거꾸로 갈때 정권을 응원해야 하나, 국가를 응원해야 하나. '미국이라도 정신 차리고 한미동맹을 단속해 줬으면'하는 바램은 정상적인 것이다. 트럼프가 내팽개쳤던 그 일을 지금 바이든이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다행스러우면서 한편으론 화가 난다. 이번 방미길에 따라간 삼성 SK LG 3곳 기업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금액이 44조원이다. 동맹에는 돈이 든다. 그래도 한번에 주는 선물치고는 너무 크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우리 기업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일부러 짓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인 입장에선 한국에 짓는게 가장 좋다. 일자리로치면 몇만개는 될 것이다. 청년실업 대란이 벌어지는 판에 첨단 공장이 죄다 미국으로 간다. 친한건 좋지만 호구가 되는건 곤란하다.
한미동맹이 지금처럼 삐걱대지 않았다면 44조원까지 들일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을 한다. 44조원중 일부는 이 정부가 까먹은 '동맹신뢰'에 대한 비용이 아닐까. 미국과 척진 대가 말이다. 지난달 미국 의회가 개최한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는 문재인 정부의 탈북민 인권 상황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었다. 청문회를 주도한 미국 의원은 "또 하겠다"고 한다. 미국 조야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 정부를 노골적으로 의심하고 경멸하고 야유한다. 문재인 정부는 '노(No)라고 말할수 있는 한국인 척' 했지만 실상 노라고 말할수 없는 현실에 부닥쳤고 지금 '척 한' 비용을 치르는 중이다. 호구 노릇 말이다. 영리한 일본 정부는 호구가 되지 않고도 미국과 최상급 동맹을 과시한다.
문재인 정부에 어마어마한 계산서를 청구하면서 바이든은 한국군 55만명이 맞을 코로나19 백신을 주겠다고 했다. 주한미군과 접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뭐 하나 공짜는 없다. 미사일 사거리 제한도 해제해 준다고 한다. 한국이 800km 넘게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그건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주국방'을 홍보하는 대가로 중국을 자극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은 손 안대고 코 풀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있어 한미 협력을 공동성명에 명시한 것은 불가피하고 근본적으로 한국 국익에 부합한다. 그러나 중국을 의식해야하는 문재인 정부는 내키지 않았을 것이다.
요컨대 바이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정부를 '벗겼다'. 웃는 얼굴로, 엄지척 해줘가며. 44조원은 아깝지만, 호구노릇을 하는 것은 분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그게 우리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을 밖에. 정권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다르다는 것이 다행스러울 뿐이다. 이번에 문재인 정부는 44조원을 들여 백신 55만인분을 챙겼을 뿐이지만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을 수렁에서 건졌다. 그럼 된 거다.
[노원명 오피니언부장]
문재인 정부의 친중·친북 일변도 외교에 불안함을 느껴온 한국인이라면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이 정부에선 희한하게도 한미외교에서 미국의 의견이 더 많이 관철되기를 바라는 심리가 작동한다. 그건 친미 혹은 사대주의와는 상관없다. 정권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권이 국가의 이익과 거꾸로 갈때 정권을 응원해야 하나, 국가를 응원해야 하나. '미국이라도 정신 차리고 한미동맹을 단속해 줬으면'하는 바램은 정상적인 것이다. 트럼프가 내팽개쳤던 그 일을 지금 바이든이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다행스러우면서 한편으론 화가 난다. 이번 방미길에 따라간 삼성 SK LG 3곳 기업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금액이 44조원이다. 동맹에는 돈이 든다. 그래도 한번에 주는 선물치고는 너무 크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우리 기업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일부러 짓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인 입장에선 한국에 짓는게 가장 좋다. 일자리로치면 몇만개는 될 것이다. 청년실업 대란이 벌어지는 판에 첨단 공장이 죄다 미국으로 간다. 친한건 좋지만 호구가 되는건 곤란하다.
한미동맹이 지금처럼 삐걱대지 않았다면 44조원까지 들일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을 한다. 44조원중 일부는 이 정부가 까먹은 '동맹신뢰'에 대한 비용이 아닐까. 미국과 척진 대가 말이다. 지난달 미국 의회가 개최한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는 문재인 정부의 탈북민 인권 상황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었다. 청문회를 주도한 미국 의원은 "또 하겠다"고 한다. 미국 조야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 정부를 노골적으로 의심하고 경멸하고 야유한다. 문재인 정부는 '노(No)라고 말할수 있는 한국인 척' 했지만 실상 노라고 말할수 없는 현실에 부닥쳤고 지금 '척 한' 비용을 치르는 중이다. 호구 노릇 말이다. 영리한 일본 정부는 호구가 되지 않고도 미국과 최상급 동맹을 과시한다.
문재인 정부에 어마어마한 계산서를 청구하면서 바이든은 한국군 55만명이 맞을 코로나19 백신을 주겠다고 했다. 주한미군과 접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뭐 하나 공짜는 없다. 미사일 사거리 제한도 해제해 준다고 한다. 한국이 800km 넘게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그건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주국방'을 홍보하는 대가로 중국을 자극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은 손 안대고 코 풀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있어 한미 협력을 공동성명에 명시한 것은 불가피하고 근본적으로 한국 국익에 부합한다. 그러나 중국을 의식해야하는 문재인 정부는 내키지 않았을 것이다.
요컨대 바이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정부를 '벗겼다'. 웃는 얼굴로, 엄지척 해줘가며. 44조원은 아깝지만, 호구노릇을 하는 것은 분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그게 우리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을 밖에. 정권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다르다는 것이 다행스러울 뿐이다. 이번에 문재인 정부는 44조원을 들여 백신 55만인분을 챙겼을 뿐이지만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을 수렁에서 건졌다. 그럼 된 거다.
[노원명 오피니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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