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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어 김동연, 최재형…'슈퍼 잠룡' 혹은 '신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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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41 2021/05/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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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있는 남자' 김동연, 대권도전에 말 아꼈지만…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유쾌한 반란 이사장(전 경제부총리)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 KB금융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청년들과 공감, 소통의 장, 영리해(Young+Understand)’ 강연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1.5.21/뉴스1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유쾌한 반란 이사장(전 경제부총리)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 KB금융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청년들과 공감, 소통의 장, 영리해(Young+Understand)’ 강연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1.5.21/뉴스1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자신의 대권 도전설에 "그런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거리를 뒀다. 퇴임 후 청년들과 소통 등 일련의 활동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게 많기 때문에 사회를 위해 작은 기여를 할까 그런 마음"이라고 밝혔다.

대권 도전 여부에 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도 않았다. 또 다른 잠룡으로 꼽히는 최재형 감사원장도 비슷하게 해석될 수 있는 발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잠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제2, 제3의 유력 주자를 향한 관심도 커진다.

김 전 부총리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에서 열린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행사 '영리해'(Young+Understand)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쾌한반란은 김 전 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사회적 이동, 혁신, 소통과 공감을 비전으로 청년들과 함께 하는 행사들을 기획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자율형사립고를 자퇴한 후 스타트업 교육지원학교인 스페인 MTA(몬드라곤 팀 아카데미)에 입학한 학생과 초등학교 교사이자 인플루언서 래퍼로 활동 중인 선생님 등이 강사로 나섰다.



대권 도전설에 "이야기할 상황 아냐…제가 드릴 수 있는 대안을 책으로"


김 전 부총리는 이날 대권 주자로 거론된다는 질문이 쏟아지자 "오늘은 젊은 청년들이 주인공이고 저는 그냥 자리를 만들었다. 저한테 관심 가져주시면 난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모두에서 대선 주자로 언급이 많이 된다'는 물음에는 "제가 지금 그런 이야기 할 상황이 아니다"며 "(퇴임 후) 성찰하면서 국가나 사회로부터 받았던 많은 것에 대해 제가 드릴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하는 것에 천착했기 때문에 그것을 책으로도 쓰고 사단법인 만들어서 활동해왔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에서 열린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김동연 전 부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에서 열린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서울시장 제의 받아" 총리 제의설은 답변 피해…김종인 "(대통령) 생각하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지난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도전 제의를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김 전 부총리는 "서울시장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무총리 제의설에는 "총리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관한 문제라 말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이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부총리가) 처음에 부총리 그만두고 특정 포지션을 오퍼(제시)했는데 거절하고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민주당 쪽에서 상당히 애를 쓴 모양인데 그것도 포기하고 이번에 총리 인선하는 데도 제안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한 자기 나름대로 지향하는 목표가 있으니까 그랬을 거 아니냐"며 "내가 보니 그런(대통령)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되든 안 되든"이라고 말했다.



"현금 나눠주는게 아니라 '기회복지'에 투자해야"


이날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자신이 밝힌 '기회복지'와 곧 출간할 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공직생활의 경험, 지난 2년간 배움을 통해서 책을 하나 쓰고 있었다"며 "그 책 속에 어제 페이스북에서 이야기한 기회복지가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은 자서전도 아니다. 국가나 사회로부터 받은 게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좀 사회를 위해 작은 기여를 할까 그런 마음에서 쓴 책"이라며 "책에서는 우리 사회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그런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답을 우리가 가져야 되는 지, 답이 있다면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이 세 가지를 쓰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전날 김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에서 현금복지가 아니라 기회복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핵심은 소득수준이나 복지수혜에 관계 없이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기회복지'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김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에서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부족한 기회를 놓고 전쟁 같은 경쟁을 하게 된다"며 "기회가 고르게 주어지지 않다 보니 부와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양극화, 사회갈등, 공정의 문제도 기회의 문제와 연결된다"고 밝혔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19년 9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스카이캐슬로부터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미래를 여는 시간' 제8회 교육혁신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19년 9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스카이캐슬로부터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미래를 여는 시간' 제8회 교육혁신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정치에 선 긋지만…'상고 신화'에 김종인 "스토리 있는 사람"


이날 김 전 부총리는 "책은 아마 6월 초중순쯤 나올 것"이라며 "언론에서 저도 모르는 계획을 앞질러 얘기하는 거 같은데 전혀 상관없는 책이다. 정치와는 아무 관련 없는 책이다"고 거듭 대권 도전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김 전 부총리는 경제전문가로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차기 대권 주자 후보로 회자된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직장생활과 야간대(국제대) 학업을 병행했던 성공 스토리도 대권 주자로서 경쟁력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권과 정책 방향 등을 놓고 갈등 끝에 경제부총리를 물러났다는 점에서 야권 후보로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는 한국의 실정에서 어떻게 해야 나라가 정상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제지식을 가진 사람이고 사람의 성장과정을 놓고 봤을 때 비교적 국민들이 보기에 대단하다고 하는 스토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1.2.22/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1.2.22/뉴스1


대선의 계절, 윤석열 이어 김동연-최재형까지 주목


김 전 부총리와 함께 최근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쏠리는 인사가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최 원장에 주목하는 이들은 월성원전 감사에서 집권여당과 각을 세우며 국가 최고 감사기관 수장으로서 강단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현 검찰총장 후보자를 감사위원으로 세우려 했지만 이때도 최 원장이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내세워 결과적으로 이를 무산시켰다는 점도 든다.

최 원장은 '고등학교 때 몸이 불편한 친구를 2년간 업어서 등교했다'는 대표적 일화로 유명하듯 청문회 당시에도 '파면 팔수록 미담만 나온다'는 말까지 나왔다. 비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한 인품의 소유자로 정평이 났다. 경제전문가로서 '상고 신화'를 쓴 김 전 부총리와 함께 파괴력이 큰 잠룡으로 꼽히는 이유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최 원장은 현직 공직자 신분인 탓에 종교활동 외에 별다른 외부활동은 하지 않는다는 게 김 전 부총리와 차이다. 최근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대선 주자로 언급되는 것에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는 취지로 발언해 관심이 모아졌다. 대권 도전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면서다.

야당 내에서도 '최재형 영입' 주장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대권도전을 공식화 하더라도 지지율이 출렁일 때가 온다"며 "최재형, 김동연 등 무게감 있는 잠룡들이 야당에 합류하는 구도가 형성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 등락과 상관없이 대세론이 굳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자 제공)2021.5.19/뉴스1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자 제공)2021.5.19/뉴스1



"정치 모르는 文정권 핵심 인사들이 野 후보?" 회의론도


그러나 부정적 의견도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의 대표적 발탁인사이자 정권의 핵심 보직인 초대 경제부총리, 감사원장, 검찰총장을 지낸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정권과 갈등을 빚었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정권 사람'이라는 인식이다.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수 없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도 상당한 걸림돌이다. 관료나 검사 출신이 곧바로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가 어렵다. 야권 관계자는 "100석 남짓한 야당을 이끌고 180석의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하는 싸움"이라며 "정치를 모르는 문재인 정권의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야당 대권 후보로 부각된다는 사실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을 혁신하는데 주력하고 내부 주자들이 매력을 발산할 기회를 최대한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선 한 후보는 "기존 야권 내 대권 후보들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역량이 훌륭하고 내공이 대단하다"며 "자꾸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것은 스스로 잠재력을 깎아먹는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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