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불법 정치자금 1심 수사팀의 모해위증 의혹
대검부장·고검장 14명, 14시간 토론뒤 표결로 결정
조 대행은 이 같은 결과를 존중해 공여자 한만호(2018년 사망)씨의 동료 재소자 김모씨와 관련한 모해위증 공소시효 만료일인 오는 22일 최종 불기소 처분할 예정이다. 조 대행은 앞서 5일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무혐의 처분했지만 1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이날 기소 여부를 다시 심의했다.
한동수 감찰부장 등 대검 부장 2명만 “기소”
조 대행, 조상철 서울고검장을 포함한 고검장 6명, 조종태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 부장 7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를 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오전엔 6000쪽이 넘는 사건 기록을 검토했다고 한다. 오후부터는 그동안 감찰을 주도해온 한 감찰부장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한다. 아울러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 허정수 감찰3과장도 불러 의견을 들었다. 임 연구관과 허 과장은 이번 회의의 공식 참가자는 아니지만, 감찰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어서 회의장에 참고인 격으로 나왔다.
주임 검사인 허 과장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의견을 냈다고 한다. 2011년 초 한 전 총리 1심 재판 증인이던 김씨는 애초에 “위증교사는 없었다”라고 진술한 점, 다른 동료 재소자 최모씨는 지난해에는 또 다른 재소자 한모씨와 함께 진정서를 내며 “위증교사가 있었다”고 했지만 이후 조사에서 “없었다”며 진술을 번복한 점 등 때문이다.
반면 한 감찰부장과 임 연구관은 “수사팀의 회유·압박이 있었다”는 재소자 한씨의 진술 등을 고려해 “기소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다.
임은정, 타깃 수사팀 A검사에 질문 안해…왜?
앞서 조 대행이 지난 5일 대검 부부장급 연구관 6명의 의견을 종합해 무혐의로 처분하자 한 감찰부장과 임 연구관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 과정이 아니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7일 “대검 부장회의를 열어 임 연구관 등의 의견을 듣고 기소 가능성 등을 다시 심의하라”고 수사 지휘권을 발동했다.
그러자 전날 조 대행은 박 장관의 수사 지휘를 수용하는 대신 일선 고검장들도 포함하는 확대 회의에서 재심의하도록 결정했다. 친정부 성향의 부장이 다수 포함된 대검 부장단만으로 회의를 하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검찰 안팎의 우려를 고려했다.
임은정 궁지 몰려…비밀누설 수사도 받아야
법조계에선 “감찰은 시작부터 할 필요가 없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4년 전 법원이 치열한 검토를 거쳐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는 없었다”는 취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여자 한만호씨가 한 전 총리 1심에서 기존 검찰 진술을 번복해 “정치자금을 준 적 없다”고 위증한 혐의로 2017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았기 때문이다.
“5번의 법원 판단 뒤집겠다며 사법체계 흔들어”
“이들이 한 전 총리에 대한 자금 교부 사실, 한씨가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된 경위, 한 전 총리에 대한 한씨의 감정, 한씨를 둘러싼 다양한 상황, 돈의 사용처를 허위로 둘러낼 방안 등 대책 방안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법원은 한씨가 “한 전 총리와 친분이 없다”고 한 것도 위증으로 판단했다. “한 전 총리에게 반값에 사무실을 임대하고 한 전 총리 아파트의 가구 설치와 인테리어 공사를 해줬으며, 한 전 총리도 한씨를 대기업 및 건설사 회장들과 만찬에 초대하고 직접 병문안도 가는 등 상당한 친분을 유지했고 사업상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면서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번 일은 한씨의 진술 번복으로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제외하고 유죄를 선고한 2심과 3심, 한씨 위증을 유죄로 판단한 1~3심 등 5번의 법원 판단을 뒤집으려 했던 것”이라며 “여권과 무리한 감찰을 추진한 일부 검사에 의해 사법체계가 흔들리고 불필요한 논란을 벌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종민 변호사는 “사기죄로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재소자의 진술만을 근거로 온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며 “사기범을 현직 국회의원 등이 접견하며 이번 모해위증 논란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소문의 실체도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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