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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영풍(000670)과 손잡고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MBK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가 되고 싶다"고 말한 것에 대한 재계 일각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과 과거 한국앤컴퍼니에 국한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한국 기업들을 M&A(인수 합병)타깃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뉴스핌DB] |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홍콩 투자은행(IB) 전문 매체인 아시아벤처캐피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 주요 대기업은 3, 4세 오너들이 경영을 맡고 있다. 승계 과정에서 선대에 비해 지배구조 관점에서 취약한 경우가 많다.
사실상 50%가 넘는 상속세를 감안할 때 3, 4세대 오너들이 선대 경영인과 대등한 수준의 소유 기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 현재 3, 4세 오너 경영인의 주요 지주사 지분율은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친다.
이들 기업은 소유 구조 관점에서 지배력은 취약하지만, 의사 결정의 정점에서 포괄적 권한을 행사한다. 승계 절차 마무리 전까지는 상속세 등 이슈로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주 간 이해관계 불일치에 따른 갈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결국 지배구조 논란이 불거지면 언제든 승계 정당성을 집중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법적, 제도적으로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만큼 사모펀드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MBK가 M&A를 시도한 대기업 집단 역시 불완전한 지배구조와 주요 주주·창업자 가문 간 갈등 등이 공통점으로 자리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현식 전 고문과 조현범 회장 간 갈등이 MBK의 개입 계기가 됐다. 고려아연도 승계 과정에서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불협화음이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 됐다.
이러한 재계의 승계 과정이 상속 등으로 어려운 반면 사모펀드에 대한 제약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MBK는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연차 총회를 열고 6호 바이아웃펀드 2차 클로징까지 5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6호 바이아웃펀드 목표액의 약 70% 이상으로 중동 등 해외 큰손들이 출자자의 대부분이다.
미국 국적의 김병주 회장과 중동과 중국 자금이 MBK의 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외국 자본에 지나치게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과거 국내 대기업들을 공격했던 소버린과 론스타, 칼라힐 등 외국 자본과 다를 바가 없는 MBK가 국내 재계를 뒤흔들겠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외국계 자본에 대항하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징벌적 상속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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