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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만 나와도 선방"…초비상 걸린 한국 상황게시글 내용
민간소비와 투자를 비롯한 내수 장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제로’(0)에 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을 앞세운 수출 호황의 온기가 하반기 들어서도 좀처럼 내수 부문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이달에 이뤄지지 않으면 4분기 경기 회복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9월 백화점·마트 카드 매출, 자동차 판매량, 건설 등 실시간 소비와 투자 지표를 분석하고 있다. 기재부 안팎에선 3분기 GDP가 직전 2분기 대비 0.1~0.2%만 증가해도 선방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제로 성장에 그쳤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세부 지표를 좀 더 분석해 봐야 알겠지만 3분기 내수 지표도 당초 예상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1분기에 GDP가 1.3% 깜짝 성장하면서 비교 기준 자체가 높아진 영향도 적지 않지만 수출 호황이 내수 부문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올 1분기 GDP가 1.3% 증가했을 당시 3분기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 제로 성장을 하더라도 3분기와 4분기 GDP 증가율이 각각 0.5%만 나오면 올해 2.6%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기재부가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대폭 상향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예상은 2분기 때부터 빗나갔다. 2분기 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2%였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있던 2022년 4분기(-0.5%) 후 처음이었다. 민간 소비와 건설·설비 투자도 일제히 감소했다.
기재부는 한국은행이 2분기 GDP 속보치를 공개한 지난 7월 말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2.6%)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반기에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완화되면서 내수가 개선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는 한은이 다음달인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내린 판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논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의 핵심인 민간 소비와 건설·설비투자는 하반기 들어서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7월 2.0% 감소했다가 8월 휴가철 특수에 힘입어 전월 대비 1.7% 깜짝 증가하면서 ‘울퉁불퉁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월엔 전월 휴가철 특수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소매판매 지표가 다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한 달간의 공사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도 5월 4.6% 감소한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다. 특히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건설수주가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일제히 급감했다는 것도 향후 건설기성 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건설수주 급감은 1년~1년6개월간의 시차를 거쳐 건설기성 지표에 반영된다. 설비투자도 올 8월 전달 대비 5.4% 감소했다.
올해 4분기 소매시장 체감 경기 회복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0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발표했다. 올해 RBSI는 1분기 79에서 2분기 85로 반등한 뒤 3분기 82, 4분기 80으로 다시 낮아졌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도한 내수 침체를 유발하기 전에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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