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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
·SK로 이어지는
K-배터리 삼각편대 대형이 연이은 기술유출 사태로 흔들리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K-배터리와 전쟁 중인 중국이 이번엔 한국에 사무실을 차려 조직적으로 기술을 빼간 정황이 포착됐다.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강한 처벌은 물론 민관 차원의 보안 강화까지 전반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삼성 SDI·SK온 배터리 기술을 조직적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에스볼트( Svolt·펑차오에너지)가 4년 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에스볼트는 2020년 2월 '에스볼트에너지테크놀로지코리아'란 이름의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둥지를 틀었다. 이듬해 6월에는 현 소재지인 서울 성북구 고려대 산학관(테크노콤플렉스)으로 이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외국인투자기업정보에 에스볼트 한국법인은 컴퓨터, 컴퓨터 주변장치, 소프트웨어 도매업 등을 영위한다고 돼 있다. 법인 등기부등본 사업 정관에는 이를 포함해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ESS) 제품의 연구개발·상용화·수출입·서비스 업무 등이 적혀 있다.
이번에 피해를 본 기업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업계는 에스볼트 한국법인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협회에 가입한 중국기업은 없지만, 국내에 법인이 있다면 가입이 가능하다"며 "국내에 지사를 둔 CATL·BYD 등과는 전시·협력·교류를 위해 소통하고 있지만, 에스볼트와 접촉한 바는 없다"고 했다.
에스볼트는 지난해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에너지전시회 '더 스마트 E 유럽'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서울에 R&D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韓이 베꼈다"는 中 배터리, 서울에 믿지 못할 R&D기지 참고)
에스볼트는 부스 벽면에 부착한 글로벌 네트워크 지도에 서울 R&D센터를 표시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임을 밝히고 해당 게시물이 사실인지를 묻자 에스볼트 관계자는 "아직 설립된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에스볼트 한국법인 주소지(고려대 산학관)의 경우 건물 6층 2개 호실과 7층 1개 호실을 사용 중인데 출입문이 잠겨있어 내부 확인은 불가했다. 유리문 너머로 본 6층은 사무공간 7층은 연구공간으로 보였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직원 한 명만이 회사를 지키고 있었다.
한국법인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모두가 자리에 없다는 그는 "본사 관계자가 왜 그렇게 설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에스볼트 한국법인은 2020년 판교에 설립돼 현재까지 운영된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기술유출 혐의와 관련한 에스볼트 한국법인 측 입장을 묻기 위해 이 직원을 통해 확보한 법인 대표 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팩스로 연결되는 번호였다. 복수의 경로를 통해 기자 명함과 질문 취지를 전달하고 연락을 기다렸지만, 답신은 없었다.
수차례 한국법인을 다시 찾았을 때도 이 직원만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고 그는 "대표에게 기자의 방문 사실과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 그리고 명함을 분명히 전달했다"고만 답할 뿐 다른 질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에스볼트 한국법인 임직원은 경찰 수사가 본격화된 후 출근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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